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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합화학, 그룹의 '현금 안전판' 부채비율 2.5% 이익잉여금 1조...삼성토탈 배당금 창고

김익환 기자공개 2013-09-03 09:35:39

[편집자주]

삼성그룹은 '전자'와 '후자'로 나뉜다는 말은 구문이 됐다. 삼성전자의 짙은 그늘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던 삼성그룹 유화계열사가 최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주유소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태양광을 비롯한 신사업에서도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복 없는 현금창출력도 눈에 띈다. 그룹 후계구도의 중요한 퍼즐 조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후자' 삼성 유화계열사의 현재를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3년 08월 29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그룹의 골칫덩이였다. 그룹의 석유화학 사업을 전담하며 외형을 불려왔지만 안으로는 부실이 깊었다. 외환위기 때부터 적자가 쌓이면서 부채비율은 1000%까지 육박하며 1998년 정부 주도 구조조정인 '빅딜' 대상으로 꼽히기까지 했다.

하지만 프랑스 에너지업체 토탈로부터 7억 7500만 달러(9300억 원)를 유치해 합작사인 삼성토탈을 출범시키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의 배당금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1조 원에 이르는 잉여금을 축적했다.

덩달아 삼성물산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주주도 삼성종합화학의 수혜를 입고 있다. 그룹의 숨은 '현금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 배당금 창고 역할, 이익잉여금 1조 달해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종합화학은 올해 상반기 1059억 원, 1047억 원의 매출액과 반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반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8%, 48.6% 증가했다. 지분법이익 형태로 실적에 반영되는 삼성토탈의 이익이 향상된 덕분이다.

삼성종합화학은 지난 2003년 7월말 토탈과 50대 50 합작사를 추진하며 보유한 자산을 합작사인 삼성토탈에 전부 현물출자했다. 이후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한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사업구조가 변했다. 주수입원은 삼성토탈의 배당금이다.

해외기업과 합작사를 운영하며 배당금이 주수입원이라는 점에서 GS칼텍스 지분 50%를 쥐고 있는 GS에너지, S-OIL 지분 28.4%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에너지와 성격이 비슷하다.

2003년 출범한 삼성토탈은 지난해말까지 1조 3070억 원을 배당금으로 주주인 삼성종합화학과 토탈에 지급했다. 단순계산으로 삼성종합화학은 7000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긴 셈이다. 삼성토탈은 지난 7월 31일 1028억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면서 삼성종합화학은 514억 원의 추가 수익을 다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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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삼성종합화학은 넉넉하게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자산은 1조4943억 원, 부채는 365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고작 2.5%로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유지하는 삼성그룹 내에서도 제일 낮은 축에 속한다. 실탄도 넉넉해서 지난해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8534억 원이다.

◇ 그룹 계열사 주주, 현금안전판

넉넉한 현금을 쌓아둔 삼성종합화학은 그룹의 현금창고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물산(38.68%), 삼성테크윈(26.47%), 삼성SDI(10.66%), 삼성전기(10.53%), 삼성전자(3.91%), 삼성정밀화학(3.56%), 제일모직(0.88%), 제일기획(0.33%)을 비롯한 삼성 계열사가 주주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13%)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삼성종합화학 주주

삼성종합화학이 보유한 이익잉여금을 배당금 방식으로 그룹 계열사에 지급하며 현금 안전판을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단순계산으로 지난해말 이익잉여금 기준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주주는 배당금으로 28억~3304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이건희 회장도 충분히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삼성종합화학은 2011년 이후 배당을 억제한 덕분에 그룹의 현금 안전판은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덩달아 보유한 삼성토탈 지분 가치도 지난해말 장부가 기준으로 1조 원을 웃돈다. 한때 구조조정의 대상이었던 골칫덩이가 10년 만에 캐시카우로 탈바꿈한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종합화학은1980년대부터 기초 유분을 비롯해 석유화학 업스트림 사업을 영위했다"며 "2003년 합작을 하면서 보유한 설비 및 자산을 모두 삼성토탈에 넘겨 토탈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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