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오리온에 매각 가능성 대두 자구안 성과 미흡 시 최후의 선택…유동성확보, 경영권유지
안경주 기자공개 2013-09-24 10:36:05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3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그룹의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 줄 대안으로 동양증권을 오리온에 매각하는 방안이 부각되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쪽에 요청한 긴급 지원안이 무산되거나 성과가 미약할 경우 동양증권을 오리온그룹에 매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것이다.동양증권을 넘길 경우 오리온그룹은 향후 제기될 지 모를 배임 논란에서 벗어날 명분을 확보할 수 있고, 동양그룹은 풋백 옵션 등을 통해 동양증권의 경영권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기회를 남겨 놓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그룹 안팎에선 핵심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오리온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담철곤 회장측에 신용보강을 요청했지만 경영권 및 배임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대승적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재무개선효과가 크지 않을 경우 마지막 카드로 알짜 회사인 동양증권 매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양레저가 들고 있는 ㈜동양과 동양증권 등의 자산을 담보로 한 ABS 발행에 오리온그룹 오너가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기 어렵지만 동양증권을 매개체로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양그룹은 긴급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자산을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걸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조달 가능액이 5000억 원 정도여서 유동성위기를 벗어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동양증권은 작년말 기준 자기자본 1조3094억 원으로 증권업계 10위 수준이다. 주식중개 시장점유율은 4.18%로 7위였다. 2013회계년도 1분기(4~6월) 순이익은 72억7200만 원이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 등이 주식 34.99%를 갖고 있다.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을 오리온그룹에 매각하게 되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경영권을 되찾아 오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최근 증권업가 실적 악화를 겪고 있고 업계 최대어인 우리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와 있어 제값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수천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또 보고펀드에 지분을 매각한 동양생명과 유사하게 지분 매각 후에도 풋백옵션 등을 설정하면 경영권을 되찾을 수도 있다.
오리온그룹은 담 회장 등 오너일가에서 지원하는 것보다 경영권 방어 뿐만 아니라 배임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그룹의 자산매각이 비우량 자산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지지부진했다"며 "자구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알짜 자산인 동양증권을 매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오리온그룹의 자금 여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방안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 상반기 말 오리온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2조8129억원 가운데 유동자산은 1조168억 원 규모다. 이 중 현금과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4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또 예정돼 있는 중국 심양공장 증설 등을 고려하면 투자 여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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