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 무차입 종료..시장성조달 본격화 첫 기업어음 800억 발행…2003년 채권 후 10년만의 직접금융
황철 기자공개 2013-10-10 09:03:15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2일 15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차입 경영의 대명사였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첫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2003년 무보증 회사채 발행 이후 만 10년만의 시장성 조달이기도 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개별 기준 차입금 제로(0) 상태를 유지해 왔다.하지만 올해 들어 은행권 차입을 집행하고 이번에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등 외부조달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화공플랜트 부문의 수익창출력 저하에 이어 상반기 해외사업 손실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해외 사업장의 실적 가변성이 높은 상태여서 외부조달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 기업어음 조달액, 현금성 자산 1/3 수준
삼성엔지니어링은 9월27일 기업어음 8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만기 356일물로 내년 9월23일 상환 기일을 맞는다. 장기 기업어음에 부여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하기 위해 상환일을 만기 1년 시점보다 며칠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어음치고 상당히 긴 만기로 볼 때 단기자금수지를 맞추기 위한 용도보다 자금수요에 대응한 본격적인 외부조달로 해석할 수 있다. 발행액으로 봐도 6월말 현금성자산 2589억원의 1/3 가량에 해당하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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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의 기업어음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성 조달도 2003년 11월 공모사채 500억원 어치를 발행한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수년간 무차입 상태를 유지해 왔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차입금이 전혀 없었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1621억원을 빌렸지만 순차입금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했었다. 그동안 화공플랜트 부문에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며 자금수요를 능가하는 현금창출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해외사업장 부실로 외부조달 필요성이 커졌다. 화공플랜트 부문의 경쟁 강도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 발전, 해양플랜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며 투자 비용 역시 늘었다. 비화공플랜트 부문의 경우 채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아직은 수익창출력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올해 미국 석유화학 프로젝트와 사우디 철강 사업장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해당 사업장의 공기지연과 2014년 완공예정 사업에 대한 원가율 변경으로 올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이 3085억원으로 확대했다.
특히 부실위험을 선반영한 사업장에서 공기지연이 계속될 경우 추가 손실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12년 이후 수주물량의 실적 가변성 또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으로서는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생겼다. 현재 보유현금(2589억원)으로는 사업 규모 대비 충분하지 못한 감이 있다.
◇ 신용등급 철회 자신감 과했나
특히 올해 해외사업장 손실로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떨어졌다. 상반기에만 -1152억원의 적자다. 올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작금융 1100억원과 국민은행 일반대출 521억원을 집행해 유동성을 보충했던 이유다.
이번 기업어음은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등급인 A1을 부여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 기존에 있던 CP 신용등급(A1)을 유효기간 만료 전에 자발적 요청으로 취소했었다.
만료 때까지 유지해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단기자금을 끌어들일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해둘 만큼 재무적으로 자신이 있다는 뜻. 당시만 해도 올해와 같은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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