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흠 삼성엔지 사장, 빅배스 나설까 해외 사업 추가 부실 우려…차환 목적 CP 발행 추진
길진홍 기자/ 최욱 기자공개 2013-09-23 10:14:31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7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빅배스(bigbath)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 그룹 경영진단 후 보수적인 원가 산정에도 불구 추가 손실과 잠재 부실 사업장 충당금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중동 등 해외 사업 불투명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 부담 해소 차원에서 보수적인 원가 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특히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이 2년 만에 기업어음(CP) 등급을 받으면서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GS건설 사례 처럼 대규모 충당금을 쌓지는 않겠지만 원가 재조정과 맞물려 선수금 감소로 발생한 단기차입금을 장기로 전환, 재무구조 개선 등 등 경영 정상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박중흠 체제 공식 돌입..해외 원가 조정 저울질
삼성엔지니어링은 9월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맞는다. 지난 8월 박기석 사장 경질에 이은 후속 조치로 신임 박 사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해외 악성 현장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일감 확보로 외형 성장을 일궈내는 게 그에게 주어진 임무다. 무엇보다 상반기 어닝쇼크로 불거진 시장 불신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상반기 미국 다우 케미칼 프로젝트, 사우디 샤이바 가스 등의 해외 현장에서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3085억 원의 적자를 봤다. 잇따른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 추가 손실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아랍에미리트(UAE) 카본블랙과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탁화력발전 등의 초기 단계인 대형 사업장의 부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 사업 불확실성은 박 사장 주도의 경영체제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경영 부담 덜기 위해서라도 마진 축소와 원가 조정이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내부에서도 추가 손실 인식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원가 재산정 현장 선정과 규모 등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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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발행 타진, 차입구조 개선..시장 "부실 털기 수순"
신임 사장의 빅배스 징후는 CP 발행을 검토하면서 증폭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3일 신용평가사에 CP 본평가를 의뢰하고 'A1등급'을 받았다. CP 등급을 받은 건 지난 2011년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CP 등급을 받은 표면적인 이유는 단기차입금 부담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의 단기차입금은 1조185억 원이다. 작년 말에 비해 무려 6444억 원 늘었다. 선수금 유입 차질로 차입금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은 차입 구조 개선을 위한 장기 차입을 모색 중이다. 이르면 이 달 말일께 장기 CP 발행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시기가 박 사장 취임과 겹친다. 또 오는 10월 말이면 3분기 잠정실적이 나온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GS건설이 그랬던 것처럼 대규모 시장성 차입 후 부실 털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에 대해 "CP 등급은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지급보증 용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CP 발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평사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단기간 내 자력으로 차입금을 축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안정성 확보를 위해 CP와 회사채 발행으로 장기 차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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