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 인수한 'S&T모터스', 최평규 신화 오점되나 [Company Watch] 2007년 적대적 M&A로 인수..300억 일감 지원 불구 실적 침체 지속
박창현 기자공개 2013-10-17 10:00:53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5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평규 S&T그룹 회장이 3년 간 공을 들인 끝에 인수했던 'S&T모터스'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이륜차 시장 불황 탓에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S&T모터스가 M&A 불패 신화를 써 내려온 최 회장의 이력에 오점으로 남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그룹 이륜차 제조 계열사인 S&T모터스는 지난 2007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총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13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은 최 회장과 S&T그룹이 S&T모터스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한 해다. 한 때 1450억 원에 달했던 매출액도 지난해 30% 이상 줄어든 979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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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해외 이륜차 시장이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판매 수요가 급감했고, 판매 부진 여파가 그대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S&T모터스는 지난 2009년 국내에서만 1만 8581대의 이륜차를 팔았다. 하지만 이후 판매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지난해에는 1만 502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해외 시장 침체는 더 뼈아팠다. S&T그룹은 S&T모터스 인수 당시 해외 이륜차 시장의 성장성에 큰 기대를 걸었다. 유럽과 남미를 중심으로 이륜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에는 수출 판매 물량만 1만 9018대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유럽과 남미 등 주요 판매 시장이 경제 위기를 겪게 되면서 수출 실적도 곤두박질 쳤다. 지난 2011년 수출 판매량이 1만 6458대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1만 대를 가까스로 넘겼다. 2010년과 비교해 수출 실적이 반 토막 난 셈이다.
S&T모터스는 최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손에 넣은 계열사라는 점에서 실적 부진이 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S&T모터스의 전신은 효성기계공업(이하 효성기계)이다. 효성기계는 1978년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동생인 조래욱 회장이 설립해 경영하던 회사였다. 대림산업과 함께 국내 오토바이 시장을 양분했던 효성기계는 중국기업들의 저가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1997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소형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한솜모터스가 경영권을 인수해 운영 관리를 맡았다.
효성기계가 정상 궤도에 오르자 최 회장은 적대적 M&A에 나선다. 최 회장은 지난 2004년 효성기계 지분 23.71%를 취득하며 단번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최대주주 측은 크게 반발하며 백기사를 동원해 경영권 방어에 나섰고 결국 공동 경영 형태로 경영권 분쟁 사태가 봉합됐다. 이듬해에는 백기사였던 홍진에이치제이씨가 단일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단독경영 체제가 구축된다.
한 차례 적대적 M&A에 실패했던 최 회장은 2007년 홍진에이치제이씨 측 보유 지분을 사들이면서 인수 시도 3년 만에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공을 들여 경영권을 차지한 S&T모터스가 실적 반등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면서 S&T그룹과 최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S&T그룹은 S&T모터스 성장을 위해 매년 수 백억 원 규모의 내부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인수 이듬해인 2008년 3억 7000만 원에 불과했던 내부 매출 거래는 해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더니, 2년 만인 지난 2010년 400억 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 규모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S&T모터스는 지난해에도 S&T중공업과 S&T모티브 등 주요 계열사로부터 300억 원이 넘는 일감을 지원 받았다. 전체 매출 980억 원 가운데 그룹 내부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달하고 있다.
그룹의 전방위적인 지원까지 받았지만 실적 반등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최 회장의 또 다른 M&A 작품인 S&T중공업과 S&T모티브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S&T모터스가 M&A 대가로 불리는 최 회장의 유일한 오점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T모터스 실적이 S&T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 때문에 판매 물량이 줄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여파로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안팎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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