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15일 19: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시설자금을 지원키로 하면서, 대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삼성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까지 매출이 전무한 신생 기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출 조건도 파격적이다. 무담보 신용대출에 대출기간도 5년으로 중장기 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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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에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시설자금 500억 원을 지원한 산업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국민은행은 4% 초반으로 금리를 맞추기 어렵다.
산은의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산금채 금리(3년물)는 지난 6월 평균 3.08%로 회사채(3년 AA-) 보다 평균 0.23%포인트 낮다. 1%의 가산금리를 붙여도 4% 초반에 대출금리를 맞출 수 있다. 반면 금융채(은행채, CD)를 대출 기준금리로 삼는 국민은행은 사정이 다르다. 은행들이 통상 금융채에 평균 1.0~1.5%의 가산금리를 붙여 최종금리를 결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8월 기준 대출금리는 CD(91일)금리 2.66%+가산금리 1.5%로 4.16%가 된다. 하지만 이는 3개월물 단기 금리로 5년간 고정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무담보 신용대출이라면 리스크를 감안한 대출 금리는 더 높아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역마진까지는 아니지만 마진을 낮게 가져간 측면은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이 성장 가능성이 높고 초기 자금력이 있는 기업은 거래 시작단계에서 역마진을 감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성장가능성 높고 자금력 있는 기업에 시작단계서 역마진 감수할 수도"
국민은행이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여신지원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가능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가 삼성전자, 삼성에버랜드, 삼성물산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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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바이오의약 산업은 꾸준히 고속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06 년 762 억 달러 수준에서 2010 년 1148 억 원으로 확대되며 연평균 17.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 의약품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8.8% 대비 두 배 이상을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주요 대형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다수가 2013~2015 년경 미국 시장 특허만료가 예정돼 있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급격한 확대가 예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주주 회사들이 충분한 투자여력을 갖추고 있어 설령 업황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더라도 시장 악화를 견뎌낼 체력이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이번 여신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신 지원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차입계획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차 시설투자를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1000억 원의 차입에 이어 향후 단계별로 수천억 원의 차입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거래를 성공적으로 시작하면 향후 금융거래시 타 은행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보통 시설자금을 대출해 줄 경우 해당시설을 담보로 잡지만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여신 지원에서는 시설담보물 취득도 면제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요구도 있었지만 그런 조건을 모두 수용하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은행들이 앞장서서 여신지원을 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리·하나은행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은행들은 다른 입장이다.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여신 지원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에게도 금리조건을 물어봤지만 가격이 안 맞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아무리 성장 가능성이 높고 우량 기업이라고 해도 사전에 정해놓은 금리 밑으로 대출 금리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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