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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MP시스템 재도입 배경은 그룹 컨설팅이 결정적 배경..유사 펀드 수익률 격차 커

이승우 기자공개 2013-10-24 16:07:47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2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매니저의 운용 자율성을 보장하던 정책을 왜 갑자기 포기했을까.

삼성자산운용의 모델포트폴리오(MP) 시스템 도입을 두고 업계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지난 2009년 MP 시스템을 없애고 펀드 매니저의 색깔과 융통성을 강조했던 삼성운용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매니저 개인 역량보단 리서치 센터의 공통된 포트폴리오를 펀드의 기본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MP 시스템 적용 비율을 최대 50%로 검토하고 있어 매니저 재량이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 매니저 역량보다 시스템 중시

개인보다는 시스템을 중시, 개인 운용 리스크를 줄이자는 게 가장 큰 도입 취지다. 저조한 펀드 성과에 대한 업계 전반적인 반성과도 일견 통한다. 같은 하우스내 비슷한 유형의 펀드지만 수익률에서는 큰 차이가 나, 투자자 신뢰를 잃어왔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운용의 대표펀드인 삼성코리아대표증권1(주식A)과 삼성마이베스트증권1(주식 A)만 살펴봐도 매니저 차이가 얼마나 큰 결과를 낳게 되는지 보여준다. 이 두 펀드는 설정일과 포트폴리오가 비슷하다. 둘다 2007년 초반에 설정됐고 펀드내 편입비중 상위종목으로 삼성전자와 GS리테일, 제일모직 현대차 등으로 유사하다.

하지만 큰 차이는 수익률. 1개월~1년 사이 수익률은 심한 차이가 나지 않으나 장기로 갈수록 그 격차는 현격하다. 남동준 상무가 운용하는 삼성코리아대표의 경우 설정일 이후 수익률(한국펀드평가 기준)이 104%인 반면 김경훈 팀장(2012년 12월 이후)이 운용하는 삼성마이베스트는 41%에 그친다.

운용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매니저가 누구인지를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며 "운용사를 보고 투자하는데 비슷한 상품에서 너무 차이가 나면 그만큼 신뢰를 잃게된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매니저 개인의 운용 능력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 것이다. 결국 이를 시스템화해 어느 정도는 기본적인 성과를 비슷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개인의 운용리스크를 최대한 제한하고 삼성운용 하우스의 시스템에 대한 기대를 더 크게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결국 리서치 센터의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될 수 있어 리스크가 매니저에서 애널리스트로 옮겨간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결국 리서치 센터가 종목을 맞춰야 하는 것으로 매니저에서 애널리스트로 책임과 부담감이 옮겨간 것"이라며 "상향 평준화 될지, 하향 평준화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 그룹경영진단 '결정적 배경'

MP 시스템 도입의 결정적인 배경은 사실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9년 MP 시스템을 폐지하면서 매니저 재량을 중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를 4년만에 뒤집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윗선의 결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삼성자산운용 그룹 경영진단은 지난 2012년 8월 중순부터 수개월 동안 이뤄졌다. 그 결과 그룹 계열사 일임 자산에 대한 축소와 더불어 펀드 운용 시스템 개선에 대한 권고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 경영진단은 근 10여년만의 일이었다. 컨설팅 업체는 올리버와이만.

게다가 올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금융계열사 업무 보고 당시에도 펀드 운용과 관련, 이같은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고와 동시 이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삼성운용이 갑자기 MP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나섰는데 윗선의 결정없이는 갑자기 이렇게 전략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MP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그룹 경영진단과는 별개의 것"이라며 "적용 비율과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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