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상품만 세일즈하는 PB는 생존 불가" [PB 인사이드] ①이승호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차장
신민규 기자공개 2013-11-04 14:27:21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9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승호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차장(36)은 올해 관리자산이 두배 가까이 늘었다. 기존 고객이 자금을 추가로 예치했다. 요즘처럼 PB들이 영업하기 힘든 시기에 세컨티어 격인 증권사에서 자금을 끌어모은 것은 이례적이다.엄밀히 따지면 청담금융센터는 직제상 일반 지점이다.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 편에서 삼성증권 SNI갤러리아 지점, KDB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지점과 함께 경쟁하고 있지만 특별하게 VVIP PB센터로 분류돼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자산규모가 3조 원을 넘길 정도로 특화된 점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아직 전 직원이 PB화 돼 있지 않고 지점당 1~2명씩 PB가 들어가 있는 형태를 띄고 있다. 때문에 여전히 주식 기반인 경우가 많다. 이 차장도 주식에 대해서는 사내 강사를 했을 정도로 일가견이 있다.
"주식과 자산관리를 구분해서 보는데 틀린 생각이다. 주식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으면 자산관리도 어렵다. 주식을 제대로 알려면 매크로 환경을 봐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만 잘한다는 말은 잘못됐다. 해외를 봐도 그렇다. 웰스 매니지먼트(WM)하면 그냥 리테일을 의미한다. 여기서 환율도 보고 채권도 다루고 펀드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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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나이에 PB로 유명해진 건 포트폴리오 위주의 접근 덕이 컸다. 판단의 근거를 해외 IB에서 찾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테면 주식의 경우 메릴린치의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와 UBS 등의 글로벌 전망 자료를 참고한다.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향후 어느 지역을 좋게 보는지 등에 대한 서베이를 보는 이유는 글로벌 투자심리를 보다 가깝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투자심리를 파악한 후에는 실제 펀드내 포지션을 본다. 특히 헤지펀드내 롱숏 비중을 보고 어느 지역에 베팅이 되어 있는지 파악한다. 그 다음 실제 자금 유출입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와 같은 자료를 통해 △선진국과 신흥국 중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시장의 변동성을 어떻게 볼 것인지 △향후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선진국 시장의 섹터 중에서는 어디가 뜨고 있는지 △신흥국 중에서는 어디에 들어갈 것인지 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짜고 상품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런 접근이 가능한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글로벌 헤지펀드 매니저, 해외 증권사 리테일마켓 담당자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금융트렌드나 테마를 알기에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설명이다.
이 차장의 프레젠테이션을 단번에 이해하는 고객은 적은 편이다. 아무래도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보니 고객군은 30~50대 젊은층이 많고 핵심고객은 50명 정도다. 이 차장은 매월 해외 IB의 글로벌 전망 자료를 직접 번역해서 고객들에게 발송하고 매분기 포트폴리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PB가 아직은 고객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고객을 리드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만들어준 상품을 세일즈하는 경향이 강한 게 사실이다. 자산관리의 개념을 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도 한 곳에 자산을 못 맡기고 여러 금융회사에 나눠서 관리하는 게 아닌가 싶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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