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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동부제철 판박이 자금조달 구조 짤까 분할 후 신설법인 활용 재원 확보 가능성… 동부제철 선례 존재

강철 기자공개 2013-11-01 06:29:24

이 기사는 2013년 10월 31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후판 부문을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분할 후 설립되는 법인을 활용한 자금 조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종업체인 동부제철은 지난해 특수강 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동부특수강을 토대로 7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침체에 빠진 후판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후판 부문의 분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요 경영진과 실무진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분할 방법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물적분할을 통해 후판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SLAB) 중심의 원재료 조달 체제를 구축할 경우 전체적인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등 별도 법인 설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장점을 감안해 분할을 진행할 거란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국제강이 동부제철처럼 신설 법인을 자금 조달의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동부제철의 선례를 참고해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유사한 조달 구조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초 동부특수강을 활용해 약 7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동부특수강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700억 원을 조달한 후 같은 규모로 유상감자를 실시해 현금을 확보했다. 동부제철은 2011년 1월 선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동부특수강을 설립했다. '분할을 통한 법인 신설→제3자배정 유상증자→유상감자'의 구조로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한 셈이다.

동부제철은 동부특수강을 분할하기 전 채권단 및 재무적 투자자와의 협의를 통해 이 같은 조달 구조를 수립했다. 당시 동부제철은 채권단으로부터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강하게 요구받고 있었다. 몇 년째 이어진 재무구조개선약정으로 인해 금융권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환경도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동부제철 입장에서는 자산 매각 없이 재원을 확보하면서 부채비율 축소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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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의 재무상태나 현금창출력이 동부제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후판 사업 부진의 여파로 전체적인 실적과 재무구조의 악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분할 검토 과정에서 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동국제강의 재무 부담은 매년 가중되고 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10년 6719억 원에서 지난해 2187억 원으로 급감했다. 2009년 말 기준 1조 8000억 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올해 1분기 3조 9886억 원까지 늘어났다. 수익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브라질 고로 사업과 당진 3후판공장, 인천 제강·압연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동국제강이 신설 법인을 활용한 재원 마련에 나설 경우 투자자 모집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판이 동국제강의 주력 사업인 만큼 분할 후에도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 상황이고, 조선업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대규모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 유치와 관련한 세부 조건 조율 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부제철의 경우 당초 목표로 했던 1000억 원보다 부족한 700억 원을 조달하고, 3년 내 기업공개(IPO)에 실패할 경우 웃돈을 얹어 지분을 되사주는 조항을 계약에 삽입하는 등 조건 협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이고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선재 사업부의 성장성을 담보로 제시하다보니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금 회수에 대한 고민이 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후판 사업의 장기 부진으로 인해 동국제강의 재무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현금성 자산이 1조 원에 육박하는 등 유동성 측면에서 아직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분할 후 설립된 회사들이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만큼 동국제강이 이를 활용해 유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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