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신세계, 식자재유통업서 격돌 예고 삼성 사업 분할, CJ-신세계 사세확장 나서..식품사업의 '마지막보루'
신수아 기자공개 2013-11-07 09:14:55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5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삼성가(家) 기업들이 식자재 유통업 시장에서 한판 격돌할 조짐이다.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에서 급식 및 식자재 사업부를 분할한데 이어, CJ프레시웨이와 신세계푸드 등이 사세 확장에 적극 뛰어들어 치열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5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급식 및 식자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다음날 1일 신설회사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키로 했다. CJ프레시웨이는 소덱스 코리아의 단체급식 부문을 인수하고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섰으며, 신세계푸드는 그룹사의 식품전문사업을 넘겨 받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
범삼성가(家) 기업들이 급식 및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격돌하는 데는 시장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해외에서 가능성을 찾아야 하는 식품 제조업이나 유통 채널 사업과는 다르게 아직 가능성이 농후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식자재 유통업계 관계자는 "급식시장은 직영급식 및 기업형 외식시장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으며 식자재 유통 시장은 시장참여자의 영세성과 복잡한 유통구조,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아직까지 선진화되지 못한 시장"이라며 "대규모의 투자가 가능한 유통 업체를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 싸움으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에 유리한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급식 사업과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3사의 입지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
먼저 19조 원에 이르는 단체급식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미 대기업이 65%, 중소업체가 나머지 35%를 양분하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급식 분야에서는 삼성에버랜드와 LG로부터 계열분리한 아워홈이 1·2위를 다투는 모습으로 현재 급식시장은 제로썸게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영업장 수는 아워홈 800여개, 에버랜드 700여개, 현대그린푸드가 600개 이상으로 1위~3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CJ와 신세계는 후발주자로 범삼성가 내에서 급식 사업의 1등은 단연 삼성이다.
반면 식자재 유통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 식자재 유통시장은 2012년 기준으로 약 105조 원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추정되며 소비재 산업 중 기업형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남은 마지막 분야로 꼽힌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현재 다수의 영세 유통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후진적인 구조이며 대기업 침투율은 4%~5%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자재 유통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는 보이는 업체는 CJ프레시웨이다. CJ프레시웨이는 조인트벤처 '프레시원'을 앞세워 식자재 유통 선진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식자재유통분야 단일 매출이 1조6980억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반기 8599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매출에서 식자재 유통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선다. 반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식자재유통 부문에서 373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CJ프레시원의 1/5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웰스토리 역시 매출의 80%이상이 급식사업을 통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직 급식·식자재 유통분야에서 입지가 크지 않은 신세계푸드는 그룹의 외식사업을 넘겨 받으며 포트폴리오를 다지는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신세계푸드는 신세계백화점이 운영중이던 '딘앤델루커' 등 3개의 브랜드 영업권을 양도받았다. 실물경기에 민감한 식품 사업의 한계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극복하고 급식 등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 성장기반을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분야에 대기업들이 우후죽순 뛰어들고 있지만 결국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유통망을 선점하고 인프라를 하는 플레이어가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며 "현재 업계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업체와 기존의 외식과 급식업을 중심으로 식자재 유통업 사세를 키우는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분야는 삼성웰스토리·CJ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 범삼성계열 이외에도, 현대그린푸드와 롯데푸드, 대상베스트코 등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매일유업 이 엠즈푸드시스템으로, 7월에는 삼양사 가 서브큐를 출시하며 경쟁이 뛰어들었다.
이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업의 파이 선점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1위의 입지를 지켜온 삼성과 식품으로 출발한 CJ, 유통에 강점이 있는 신세계의 경쟁과 더불어 이 분야의 전통의 강자 현대그린푸드와 롯데푸드, 또한 신규 플레이어들과의 전략 싸움에 관심이 가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급식시장은 물론 식자재 유통 분야에서 범삼성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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