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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주력사업·경영진 리스크 '이중고' [Company Watch] 인삼·담배사업 부진...사장 등 '배임 혐의' 경영차질 불가피

장소희 기자공개 2013-11-08 10:39:51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7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가 주력 사업인 담배와 인삼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인삼사업은 신규 업체들의 시장진출로 경쟁이 본격화 됐고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던 담배사업은 중동발 악재로 발목이 잡혔다.

설상가상으로 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배임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주요 사업에서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영진 사장 배임 혐의로 검찰 송치…경영 차질 불가피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영진 사장을 비롯한 KT&G 임직원 4명이 부동산 개발 용역비를 과다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201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KT&G 남대문 호텔' 용역을 맡은 회사에 적정 수준(6억 원)의 5배가 넘는 용역비(34억 원)를 지급한 혐의다. 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해당된다.

업계에서는 민 사장에 대한 이번 검찰 송치가 KT&G 경영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 사장은 KT&G에서 경영전략단장, 해외사업본부장을 거쳐 생산·R&D 부문장까지 역임하고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다. 민 사장을 비롯 회사 중역들의 대거 검찰 송치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경영 차질이 발생하면 무엇보다 주력 사업이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어렵다. 잘 굴러가던 담배사업과 인삼사업이 최근 들어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해결해야 할 시장 상황들도 산재해 있다.

◇인삼사업, 실적 회복세지만…격화된 시장 경쟁 대안은?

자회사 한국인삼공사가 맡고 있는 인삼사업은 최근 실적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상황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올해 3분기 한국인삼공사 실적은 앞선 1, 2분기나 지난해에 비하면 회복세다. 매출액은 236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난 49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이 18%, 영업이익은 20% 가량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KT&G관계자는 "이 같은 부진은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것으로 올해 저점을 찍고 내년에는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KT&G 주요 재무지표


사실상 실적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시장 경쟁 상황이다. 홍삼 브랜드 '정관장'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65~70% 정도로 여전히 높지만 후발주자인 농협(한삼인)과 동원 F&B(천지인), CJ제일제당(한뿌리)의 추격이 매섭다.

여기에 지난 9월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자체상표(PL) 상품인 '반값 홍삼'을 출시하는 등 사업자도 다양해졌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경쟁업체들이 품질까지 인정받는다면 시장점유율 확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라 주요 제약사들도 홍삼시장에 진출한 곳이 많다"면서 "정관장이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압도적이라 업계 순위 변동은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고객이 이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집중한 담배사업…미국發 이란제재 타격으로 수출 급감

더 큰 문제는 담배사업부문이다. 경쟁사 판가인상 효과가 줄어들고 공공장소 및 식당 등에 흡연이 규제되는 등 실적감소 여지는 많았지만 해외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KT&G는 지난달 17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러시아, 터키, 이란법인을 포함한 해외법인과 수출 판매 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한 72억 본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외법인 판매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증가했지만 수출이 47% 감소했다.

그 중에서도 KT&G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인 중동지역 수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중동 장 상황이 부정적으로 전개되며 순식간에 KT&G의 골치덩이로 전락했다. 지난해 1분기 이란 등 중동 지역을 포함한 주력 시장에서 조금씩 수출 수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다가 올해 1분기에는 42.2%, 2분기에는 54.4%까지 감소폭이 커졌다. 3분기에는 66.6% 감소를 기록하며 한층 더 심각한 상황을 보여줬다.

미국발 이란 제재의 영향으로 환율 변동이 생겨 수익성에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 7월 이란 당국에서 고시환율을 시장환율의 75% 수준으로 정한 탓에 이란법인의 외화표시자산에 대한 환산손이 발생했다. 754억 원 기타비용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줄었다. 추가적인 환산손의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이란 현지 법인에 재고가 상당부분 누적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란 리스크는 당분간 실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에 대해 KT&G는 "국내 담배사업은 시장점유율을 60%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란 환율변동 같은 일시적 리스크가 해소되고 중동 이외에 러시아,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수출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를 비롯한 일부 임직원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장기간 이어지는 수사로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있지만 해당 용역비는 정상적 경영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남은 수사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G 해외수출 추이
(좌)KT&G 해외수출량 추이 (우)KT&G 해외수출액 추이 (출처: KT&G 2013년 3분기 IR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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