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1월 11일 0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도준 회장 취임 이후 전문의약품(ETC) 분야로 눈을 돌린 동화약품이 지속적으로 ETC 사업에 힘을 쏟고 있어 주목된다.

아직 기반 구축이 되지 않은 전문의약품 영업 부문을 집중 육성해 일반의약품에 치우쳤던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ETC 영업에 강점을 가진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최근 이숭래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윤도준 회장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 사장은 앞서 9월 1일자로 동화약품에 영입됐고 2개월만인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동화약품은 이 사장 영입으로 ETC 영업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동화약품으로 오기 전 한국화이자제약에 입사해 27년간 약국 및 의원·종합병원 영업, 마케팅 팀장, 국내 영업담당 이사를 역임한 '영업통'이다. 동화약품 측은 특히 이 경력을 높이 평가하며 글로벌 제약회사의 선진화된 영업방식이나 마케팅 기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116년의 역사를 가진 동화약품은 그간 '까스활명수', '후시딘' 등 일반의약품(OTC)에 의존하며 사업을 지속해왔다. 전체 매출의 47%가 일반의약품에서 나오고 그중 동화약품의 대표 상품인 까스활명수큐의 매출액 비중은 20%가 넘는다.

그런 중 의사 출신인 윤 회장이 취임하면서 전문의약품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간 일반의약품에만 집중해 전문의약품 중 매출 규모가 큰 대형품목이 거의 없다는 점을 동화약품의 한계라고 인식한 결과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동화약품이 까스활명수와 후시딘 등 일반의약품 판매에 강점을 가졌지만 이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전문의약품으로 분야를 넓히는 것이 제약사로서 의미가 있다"면서 "경희대 의대 교수를 역임한 윤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전문의약품 등으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윤 회장 취임(2005년) 이후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스타', 소염진통제 '록소닌' 등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한 품목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보령제약과 공동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이뇨복합제 '라코르정'을 출시하고 국내 판매에 나섰다.

대형품목 발굴은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전문의약품 영업'은 또 다른 과제로 남았다. 약국이나 편의점 등 일반의약품 판매망은 비교적 탄탄한 편이지만 병·의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의약품 영업은 새롭게 개척해야 할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윤 회장은 기존에 한국얀센 CEO 출신인 박제화 대표보다 영업력에 강점을 가진 이 사장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사장이 몸담았던 한국화이자는 국내 대형 종합병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오랜 기간 유지하며 글로벌제약사 중에서도 영업력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박제화 부회장과 이 사장을 중용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결국 영업력에 강점을 가진 이 사장과 윤 회장의 각자 대표체제가 형성됐다"면서 "동화약품이 전문의약품 영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는 방증"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