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묘수'? 일진그룹, 장남 허정석 '무임승차' 했나 그룹 일감으로 성장한 개인회사 '일진파트너스' 통해 지분 취득
양정우 기자공개 2013-11-25 11:42:54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2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보유 중인 일진홀딩스 지분 전량을 장남 허정석 일진홀딩스 대표이사의 개인회사 일진파트너스로 넘기면서 일가의 승계 구도가 일단락됐다. 허정석 일진홀딩스 대표는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사세를 부풀리고 있는 일진파트너스를 통해 지주회사인 일진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단숨에 움켜줬다.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진홀딩스는 허진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753만 5897주(15.3%)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일진파트너스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허 회장이 그룹의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섰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대신 이번 자본거래를 통해 장남 허정석 사장은 일진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했다. 허 회장의 지분을 사들인 일진파트너스는 허 사장의 개인회사(지분율 100%)다. 허 사장의 기존 일진홀딩스 지분율 29.12%에 간접지분율 24.64%(허 사장의 일진파트너스 지분율 100% X 일진파트너스의 일진홀딩스 지분율 24.64%)를 더하면 지배력(53.76%)은 과반을 넘기게 된다.
하지만 일진그룹 승계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허 사장이 증여세 납부 등의 절차를 밟지 않고, 일진파트너스를 지렛대로 삼아 그룹을 움켜줬다는 '무임 승차'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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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사장은 허 회장의 일진홀딩스 지분을 증여나 양도를 통해 직접 취득하는 대신 일진파트너스를 통해 우회적으로 보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일진파트너스가 일진그룹과 무관한 영업 활동을 영위해왔다면 잡음이 생길 이유가 없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일진파트너스는 일진이라는 사명을 내걸은 회사답게 일진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토대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136억 원)은 전부 일진홀딩스의 자회사 일진전기의 일감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1년에도 매출액의 100%를 일진전기를 상대로 거둬들였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50%에 달했던 건 사실상 일진그룹에서 힘을 실어줬기 때문인 셈이다.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일진파트너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8억 900만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3억 6900만 원보다 119% 늘어났다. 매출 규모가 크게 성장한 덕분이다. 당기순이익도 2억 4600만 원에서 3억 7700만 원으로 증가했다.
공교롭게도 일진전기는 허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다. 허 사장은 일진그룹에서 일진홀딩스와 일진전기의 대표이사 직을 겸직하고 있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정도로 실적이 위축됐었다. 올해도 전선 업황이 풀리지 않으면서 매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축소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으나 당기순손실은 유지되고 있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무임 승차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다만 이번 승계는 허 사장이 그동안 일진그룹에 재직하면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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