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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무상감자는 우선주 발행 '준비'일 뿐 배당가능이익 확보, 수익 보장…부분 자본잠식 해소 일거양득

황철 기자공개 2013-11-28 12:03:03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6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의 90% 무상감자 결정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4000억 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감자를 통한 차익으로 배당이 가능한 자본구조로 전환하면 향후 발행할 우선주의 매력이 높아지고, 투자자 모집이 수월할 수 있다.

RCPS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갖고 있지만, 통상 전환보다는 상환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금리와 비슷한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현재 수익구조와 재무상황으로는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기 어렵다. 결국 두산건설은 RCPS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정지 작업으로 대규모 무상 감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배당가능이익 약 7000억 원 확보

두산건설은 25일 납입자본금을 십분의 일로 줄이는 감자를 결정했다. 이로써 자본금은 2조7693억 원에서 2859억 원으로 축소된다. 두산건설은 "과도한 발행주식수를 축소하고 배당 가능한 자본구조로 전환해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감자차익으로 기존 주식할인발행차금 9419억 원을 상계한 후에도 6977억 원의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감자의 주된 목적이 배당 가능한 자본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부터 배당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이후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지속돼 배당은커녕 자기자본이 꾸준히 축소되고 있었다. 배당 여력은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의 선제 조건이기도 하다. 두산건설은 내달 최대 4000억 원의 증자를 목표로 RCPS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건설

RCPS는 보통주에 우선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특히 평판이 크게 떨어진 건설사의 경우 배당금 지급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두산중공업의 신용보강으로 상환과 관련한 위험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주주 간 계약 형태로 손실보전을 통해 원금을 보장해주는 방안이 거의 확실시 된다.

하지만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보장도 필수적이다. 두산건설은 이를 위한 방법으로 대규모 감자를 결정했다.

◇ RCPS 투자자 모집 수월해질까

현재 배당가능이익 수준이라면 최소한 RCPS 콜 옵션 행사 시점인 2년~3년간의 배당금(이자) 지급은 가능하다는 믿음을 줄 수 있다. 두산건설은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려주는 스텝업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배당가능 재원을 넉넉히 쌓아두는 게 필요하다.

여기에 두산중공업의 신용보강까지 들어가면 투자자 모집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특히 자산유동화를 전제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증권사들에게는 이번 감자가 의사 결정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신용보강으로 원리금 지급에 대한 우려는 씻었지만 안정적인 배당을 어떻게 창출하느냐가 관건이었다"라며 "이번 감자 결정으로 배당 재원을 확보해 RCPS 발행을 위한 선제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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