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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號 오뚜기, '영원한 1등' 가능할까 [식음료업 리포트] 카레-식용유지 등 매출↓ 라면↑..업계 '제로섬 게임' 대응에 관심

신수아 기자공개 2013-12-09 13:09:59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8일 14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 주요 사업부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 2위로 올라선 라면 부문의 선방과 달리 절대강자의 입지를 구가했던 카레와 소스 등의 매출이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 시장이 포화되며 '제로섬' 경쟁에 돌입한 탓이다.

종합식품회사의 입지를 다지며 성장해 온 오뚜기, 최근 '2세 경영' 시작과 함께 물꼬를 튼 사업 다각화전략이 관심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52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 줄었으며, 순이익은 86.4% 증가한 147억 원을 기록했다. 광고비 증가로 수익성은 하락했으나 소비 경기 침체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오뚜기는 카레와 3분 레토르트 제품, 마요네즈 및 케첩, 참기름 및 식용유지, 당면·라면 등 면류 제품, 그리고 미반과 참치 등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부문별 매출의 희비는 교차한다. 몇 년전까지 9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카레 및 레토르트 부문의 3분기 누적매출은 17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억 원 하락했다. 마요네즈·케첩 사업 부문과 참기름·식용유지 부문도 각각 24억 원, 133억 원씩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 2분기 역시 해당 부문의 매출은 소폭하락한 바 있다. 반면 라면 사업이 호재를 보인 면류 사업의 3분기 누적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1억 원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제품 홍보 전략에 따라 시의 적절하게 제품별 광고비를 집행하고 그에 따라 매출이 소폭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며 "카레 사업의 경우 2위 대상이 선전하고 있어 일부 매출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대상 청정원은 2011년 '카레여왕'을 출시한 후 1년 여만에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대상은 1위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밀가루 대신 100% 우리 쌀을 첨가한 다양한 맛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차별화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후발주자(대상)를 선택하며 오뚜기의 매출이 감소했다는 평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는 획기적인 차별화 제품으로 승부를 보기 마련"이라며 "특히 최근 사업 철수를 선언한 CJ제일제당의 제품을 선호했던 소비자들 다수는 대상에 흡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2009년 후발 주자로 카레 시장에 진출했던 CJ제일제당은 3%대의 시장점유율로 고전하다 사업을 철수 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인도 현지 스타일의 제품을 선보였으나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맛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오뚜기에 비해 다양한 맛의 라인업을 갖춘 대상 제품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물론 오뚜기는 여전히 카레시장에서 '넘어설 수 없는 벽'의 입지를 가지고 있다. AC닐슨 기준 지난 9월의 오뚜기 카레 시장점유율은 84.9%에 이르며, 링크아즈텍 기준 올해 8월의 시장점유율은 70.1%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점유율 조사는 모집단과 조사 대상이 된 제품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앞선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여전히 과점의 입지를 지키고 있다"며 "특히 오뚜기의 제품들은 '프리미엄'을 강조하지 않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들로 소비 경기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아직 1위 자리를 놓친다는 걱정을 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뚜기 부문별 매출_2013 3Q

하지만 오뚜기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식품 시장의 경쟁은 이제 제로섬 게임과 같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식품 업계 관계자는 "이제 선발 주자의 파이를 누가 얼마나 빼앗으냐의 싸움으로 카레부문의 오뚜기, 라면 부문의 농심, 간장류 부문의 샘표 등 각 부문 1위 업체의 독점 비중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 전반에서 정체되어 있어서는 안된다는 컨센서스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스테디셀러 제품의 의존도가 높은 1위 업체들에게 프리미엄이나 차별성을 내세운 후발 주자는 '변수'라는 설명이다. 즉, 내수 시장의 공력을 키워야 한다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오뚜기 역시 이를 감지한 모습이다. 오너 2세 함영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 받은 후 오너의 다각화 의지가 점차 투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함 회장 취임한 2010년 삼화한양식품 인수를 발판으로 차(茶)류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유자차와 궁중한차, 율무차 등의 전통차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또한 지난해에는 초에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네이처바이'라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홍삼시장에도 진출해 '네이처 바이 진생업'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차류나 건강식품은 현재 홍보 단계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뚜기 내 한 사업 부문으로 운영 중이며 점차 사업의 틀을 잡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에는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사업목적에 △세제, 칫솔, 비누를 포함한 생활용품 △화장품 △의약외품 제조·판매업을 추가하며 사업 영역의 확장이 감지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기존 사업을 보강하거나 다각화하기 위해 인수 등에도 나설 수 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매출 기여도가 적은 해외 사업을 보강하거나 냉동 분야를 강화시키기 위한 수순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추측"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준호(號)에 승선한 오뚜기가 1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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