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2월 1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을 골자로 한 정책금융기관 개편 방안이 발표된 지 4개월이 되어간다. 하지만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은 고사하고 발의조차 되지 않으면서 오리무중 상태에 빠졌다.당장 발의를 해주겠다는 의원을 찾는 것부터 난항이다. 당초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이 하기로 했다가 동료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자 부담스럽다며 고사한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넉 달을 설득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달 말 강석훈 의원이 대신 발의를 준비하는 듯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와중에 국회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정책금융공사를 부산으로 이전하자는 '한국정책금융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정책금융공사를 부산으로 이전해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 지방공약 사항인 선박금융공사 업무를 맡기겠다는 것이다.
정치논리로 자칫 정책금융기관 개편안이 좌초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역시 갈팡질팡할 뿐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산업은행 직원들 사이에선 정책금융공사 일부 임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국회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 이전안을 추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사실관계를 떠나 정책금융업무를 맡고 있는 두 기관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당초 계획상 내년 7월 통합을 위해 인사 및 조직개편 등에 대한 윤곽이 나와야 하지만 준비작업 조차 못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내년 산업은행과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경영계획조차 짜기 어려운 상태다. 중복이 예상되는 정책금융업무는 협의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태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부 안이 통과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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