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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홀딩스, '진로소주' 매입한 까닭은 [Company Watch]하이트진로와 자회사 맞교환..'실탄 확보·수출확대' 포석

문병선 기자공개 2013-12-12 08:12:59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1일 1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자회사 하이트진로로부터 손자회사 '진로소주'를 인수한다. 대신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자회사 '하이트진로산업'을 하이트진로에 매각한다.

이번 거래는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맥주 시장 경쟁 격화에 대비해 실탄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배어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하이트진로그룹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 및 하이트진로 양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각각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맥주병 제조기업 '하이트진로산업' 및 소주 제조 및 수출기업 '진로소주'를 맞바꾸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산업'을 하이트진로에 넘긴다. 매각 가격은 925억원이다. 또 하이트진로는 '진로소주'를 하이트진로홀딩스에 넘긴다. 매각 가격은 1083억원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하이트진로가 자회사를 맞바꾸는 거래인 셈이다. 대금은 차액(158억원) 정산 방식으로 진행돼, 하이트진로홀딩스가 158억원을 하이트진로에 현금으로 지급한다.

하이트진로그룹 지배구조

이번 거래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바뀌는 의미가 있다.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산하에 하이트진로(54.72%), 하이트진로산업(100%), 하이트진로에탄올(100%) 등을 갖고 있다. 또 자회사인 하이트진로는 진로소주(100%), 하이트진로음료(100%), 진로양조(100%)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거래가 끝나면 하이트진로홀딩스 입장에서는 손자회사인 진로소주가 자회사가 되고 자회사였던 하이트진로산업이 손자회사가 되는 결과물을 안게 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별 의미가 없어보이지만, 이번 거래는 속내를 들여다보면 하이트진로그룹의 사업 전략과 관련 적지않은 함의를 갖고 있다.

우선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훨씬 더 우량한 회사를 자회사로 두게 됐다. 진로소주는 경남 창원에서 소주를 제조하고 거의 대부분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이 수출하는 소주 대부분을 진로소주가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549억원의 매출액과 1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알짜 기업이다. 영업이익률은 30.6%에 달한다.

반면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넘기는 하이트진로산업은 맥주병 제조 기업으로 자산 규모(1425억원)는 진로소주의 두배에 달하지만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해 630억원의 매출액과 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연간 당기손익은 적자(-10억원)였다.

따라서 하이트진로홀딩스 입장에서 보면 실적이 부진한 회사를 손자회사로 넘기고 대신 우량 회사를 자회사로 안게 된다. 이는 실탄 확보 목적이 크다는 관측을 낳는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매년 550억원 가량의 수익(개별 재무제표 기준)을 얻고 있다. 배당금과 로열티 수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판관비와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남는 자금이 많지 않다. 지난해말 기준 현금성자산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19억여원에 불과했다.

이번에 인수하는 진로소주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또 다른 배당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내년 국내 주류 시장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맥주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OB맥주-롯데' 3개 그룹간 '맥주 삼국지'가 벌어질 것으로 예견한다. 막대한 마케팅비용이 소요될 수 있어 '전쟁'으로 비유된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우량 손자회사인 '진로소주'를 자회사로 품으면 현금흐름이 이전보다 개선될 수 있다. 배당 수익 등을 통해서다. 실탄을 확보하면 격변하는 맥주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기 용이해 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 역시 맥주시장 진출 초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미리 조달하기 위해 현금을 다량 확보해 가고 있다"며 "하이트진로홀딩스 역시 이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주류 수출을 한 곳으로 일원화 해 집중적으로 육성해 보겠다는 사업 구조개편 목적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일본에 이어 중국 주류시장을 최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중국 법인인 '북경진로해특주업유한공사'는 올해 3분기까지 12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43% 급증한 수치다.

진로소주는 수출 목적의 소주를 제조한다. 따라서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이번에 진로소주를 자회사로 둬 이전보다 수출에 더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보다 효율적인 구조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라며 "수출에 보다 주력해보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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