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 탄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신용등급 어디로? [Rating Watch]]강도높은 자구계획, 추가 하락 막을 듯…자구안 실현과 실적개선 관건
한희연 기자/ 이승연 기자공개 2013-12-27 08:31:0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에쓰오일(S-Oil) 지분과 항공기 매각 등 총 3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혀 사실상 그룹 분할 이전으로 돌아갈 전망이다.자구계획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이다. 한진해운 지원과 대한항공 자체의 재무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점은 긍정적인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 있다.
신용평가업계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을 포함한 한진그룹의 신용등급은 최근 하락 추세에 있다. 업황은 악화일로에 있고 차입금은 급증해 경고를 받은 것도 여러 차례다.
신용평가사들은 당분간 관망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자구계획이 발표된 이상 그 실행과정을 지켜보며 실현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신용등급이 더 떨어지는 급한 불은 끈 셈이다. 그러나 두 기업의 신용등급은 자구계획의 성과와 함께 사업포트폴리오의 향후 변화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대한항공, 차입금 감소는 긍정적…한진해운 실적개선 여부에 장기적 전망 갈려
19일 발표한 자구계획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에쓰오일의 지분을 매각해 2조 2000억 원을, 항공기 13대를 매각해 2600억 원을, 기타 부동산을 매각해 1조 400억 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동원한 3조 5000억 원 상당으로 차입금을 감축해 부채비율을 400%대로 하락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한진해운에는 1000억 원을 추가로 담보대출하고 4000억 원 범위 내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해 유동성부족과 재무구조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포석을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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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회사들은 자구계획이 대한항공에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내비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차입금 감축으로 부채비율을 줄인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A 신용평가사는 "비영업용 자산인 에쓰오일 주식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경우 영업경쟁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재무부담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 동안 높은 부채비율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상당히 축소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진해운 지원이 대한항공에게 어떤 영향일 미칠 지에 대해서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대한항공의 재무부담이 단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부정론과 사업 구조조정과 시너지를 기대하는 낙관론이 양립한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과 명백히 한 배를 타게 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향후 한진해운의 신용위험 변동에 대한항공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계획대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시황 개선으로 한진해운 실적이 개선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다면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두 기업간 사업 포트폴리오가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쪽으로 상호 보완되는 장밋빛 전망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유동성 및 실적 개선이 가시화 되지 않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대한항공도 즉각적인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들은 당분간 대한항공의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 등급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신용등급 향방에 대해서는 부채비율의 감소 폭과 한진해운의 턴어라운드 여부를 언급됐다.
B 신용평가사는 "한진해운이 언제 영업적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았다"며 "어려움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대한항공의 지원이 더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월 14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한국신용평가는 같은 날 신용등급(A)을 그대로 둔 채 전망만 '부정적'으로 바꿨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7월 A(부정적) 평정을 내리며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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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해운, 자구안은 일단 신용도에 긍정적…단 시황·영업실적 회복 불확실성 높아
한진해운은 비주력 사업부 유동화로 6000억 원을, 비영업용 자산매각으로 887억 원을 , 외부자금 조달로 1918억 원을 마련하고, 대한항공과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지원을 더해 총 1조 9745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한진해운이 지원을 받는 입장이고,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왔다는 점은 무조건 신용도에 긍정적 재료라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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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신용평가사는 "그룹의 자구노력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경우 한진해운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상당 수준 해소될 것"이라며 "대한항공에게는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이 부담스러운 요인이나, 유휴자산의 매각 등을 통해 상당 수준의 유동성 확보노력이 동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내 가능한 범위"라고 분석했다.
자구계획이 신용도에 긍정적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성사돼야 의미있는 얘기다. 그 외에도 운임과 연료유의 가격 변동 등 영업성과에 영향을 미칠 펀더멘털 요소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시황부진 등의 영향으로 2011년 이후 8418억 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A 신용평가사는 "운임하락과 연료유 가격상승 등으로 수익창출력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며 "대형선박의 지속적인 시장투입, 경쟁 대형선사의 제고된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 강화 등을 감안할 때, 시황 및 영업실적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B 신용평가사는 "향후 양사의 신용등급 결정에 핵심적인 요소는 영업실적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 여부가 될 것"이라며 "그룹이 발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의 이행 현황, 그룹 주력사업인 항공업과 해운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외부변수 요인(환율, 유가, 국내외 경기변동 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월 14일 A(안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렸다. NICE신용평가도 하루 뒤인 15일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등급전망을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12일 가장 먼저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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