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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그룹 위기의 뇌관 '대성산업' [thebell note]

양정우 기자공개 2013-12-27 10:03:0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6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지 3년 여만에 지배구조를 다시 수정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성합동지주의 자회사인 대성산업을 대성산업가스로 넘기는 방안이다. 이로써 '대성합동지주->대성산업가스->대성산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배구조가 짜여지게 된다.

이번 지배구조 변경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평가 받는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대성산업의 부실이 지주회사인 대성합동지주로 전이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성합동지주는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총 753억 원을 대성산업에 지원했다. 이 같은 지원에도 대성산업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 들고 있다. 유동성 지원 여력이 풍부한 새로운 모회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성산업이 대성산업가스 밑에서 기사회생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그룹의 우량사로 꼽히는 대성산업가스마저도 동반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성산업의 적자 규모는 올 들어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적자(2104억 원)가 지난해와 비교해 10배 이상 늘어났다. 누적 당기순손실(3098억 원)도 마찬가지다. 위기의 진원지인 건설 사업에서 거액의 대손상각비를 실적에 반영한 가운데 유통 사업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금줄로 낙점받은 대성산업가스도 자금 사정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지난해 900억 원을 넘어섰던 영업현금흐름이 올해 크게 위축됐다. 3분기까지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흐름은 287억 원으로 감소했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살펴봐도 총 부채가 지난 2년 동안 2000억 원 이상 늘어난 상태다. 대성산업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이 영향을 줬다.

대성산업의 자구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시기를 놓치면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대성산업은 "에너지 부문을 포함해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금을 확충할 수 있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1조 7532억 원) 중에서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7250억 원에 달한다.

올해 초 디큐브시티 오피스와 호텔을 기업구조조정리츠에 매각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디큐브거제백화점과 디큐브신도림백화점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백화점의 가치를 더 끌어 올려서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시장은 대성의 재무 구조 개선 의지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대성산업은 그룹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뇌관과도 같다. 대성산업가스 지분 전체가 대성산업의 대출 담보로 잡혀있어 우량사를 잃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부실의 불꽃이 옮겨 붙어 그룹 전체가 심각한 상황에 처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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