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해외LP, 환리스크·수탁기관 문제 '출자 난항' [글로벌콘텐츠펀드 결성 실패③]펀드 결성 형태 한국벤처투자조합(KVF)로 변경돼야

이윤재 기자공개 2014-01-23 10:33:05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6일 1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딩인베스트먼트(現 우리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컴퍼니케이파트너스 컨소시엄(대성-컴퍼니케이), CJ창업투자까지 국내 대표 콘텐츠투자 벤처캐피탈이 글로벌콘텐츠펀드 결성에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성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해외 유한책임출자자(LP) 모집이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운용사 자격을 자진반납했던 세 곳 모두 국내 LP는 확보했지만 해외 LP로부터 자금 유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LP, 환리스크와 수탁기관 문제로 '출자 주저'

글로벌콘텐츠펀드는 심사과정에서 결성총액의 5~20%에 해당하는 해외 LP를 모집한 경우 차등적으로 가점을 부여했다. 운용사로 선정되기 위해 벤처캐피탈들은 해외 LP 모집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곳들은 출자의사가 있는 해외 LP를 확보했지만 세부 업무협약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어긋났다.

해외 LP들은 글로벌콘텐츠펀드에 출자금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납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해외 LP들이 환차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해외 LP들의 인식상 원화는 언젠가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기 때문에 환차손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조합 출자금에 원화와 달러를 혼용해 구성하는 구조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달러로 출자금을 납부하게 된다면 오히려 국내 LP들이 환위험에 노출돼 출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탁업무도 해외 LP 모집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콘텐츠펀드는 한국벤처투자가 수탁업무 협약을 체결해 지정하는 금융기관을 수탁회사로 선정 후 조합자금 관리를 일임해야 한다. 조합재산의 관리도 수탁회사와 업무지시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문제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이 주로 동남아시아 국가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글로벌콘텐츠펀드 특성상 영화산업과 관련된 LP들을 모집할 수밖에 없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헐리우드에 위치한 경우가 많지만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은 산업은행(KDB)과 농협은행(NH) 정도다. 그것도 뉴욕에만 지점이 있다.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수탁업무를 위해 해외 LP들에게 국내 금융기관 두 곳을 제시했지만 탐탁치 않은 반응이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 LP들은 KDB를 선호했지만 헐리우드와 뉴욕의 거리가 멀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금융기관에 수탁을 맡길 경우 수탁과 중개 등 각종 수수료 부담이 대폭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 창업투자조합보다 KVF가 결성 '용이'

글로벌콘텐츠펀드 결성 형태가 창업투자조합으로만 제한된 점도 결성을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콘텐츠펀드 결성시 창업투자회사는 창업투자조합의 형태만 가능하며, 신기술금융사만 창업투자조합이나 한국벤처투자조합(KVF) 중에 선택해 결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콘텐츠펀드 위탁운용사에 선정된 곳들은 모두 창업투자회사였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KVF는 창업투자조합에 비해 출자금이나 투자비율 등에서 자유롭다"며 "KVF로 결성이 가능했다면 자진반납했던 곳 중 일부는 성공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콘텐츠펀드가 만들어진 정책적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창업투자조합의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콘텐츠펀드는 결성액의 100%를 글로벌콘텐츠 분야에 투자하도록 하는 주목적투자비율이 정해져 있다"며 "이는 글로벌콘텐츠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