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피에프, 부실 해외법인 정리 '턴어라운드' 기대 매출 절반 담당한 베어링부품 사업 축소...화스너 부문 역량 집중할듯
김세연 기자공개 2014-01-20 15:51:43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7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피에프(KPF)가 부진에 빠진 해외 법인 청산을 검토하는 가운데 청산 이후 실적 개선이 얼마나 이뤄질 수 있는 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베어링 부품사업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하는 법인인 만큼 매각에 따른 사업부문 축소도 예견된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PF는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 법인의 청산을 검토하고 있다. 정상 가동이 어려운 데다 인수 이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도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청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부실 스페인법인 청산...고정비 및 해외 리스크 줄여 '실적 개선' 견인
부실 법인 청산은 매년 불어나는 순손실을 해소하고 시장내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KPF 스페인 법인은 2011년 스웨덴 SKF로부터의 생산공장을 인수한 첫 해에 매출 352억 원, 당기순이익 2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 1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224억 원으로 줄었다. 부진한 실적 해소를 위해 KPF가 주요 매출처인 SKF와의 단가 인상과 일부 적자 보전 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협의가 어려울 경우 올해 생산을 끝으로 현지 공장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
KPF의 100% 자회사인 스페인 법인은 2012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280억 원이다. 인수 당시 181억 원이던 자산 규모는 또 다른 매출처 NSK의 물량 생산을 위한 공장 마련과 신규 설비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부채도 253억 원으로 증가하며 1년 전에 비해 자산과 부채 모두 53%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KPF의 4개 해외 법인에서 최소 35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흑자로 돌아선 베트남 법인의 선전에도 스페인과 중국법인의 적자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감사에 나선 회계법인도 이들 법인의 부진에 대한 충당금 설정을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어 2013년 연간 손실 규모는 2012년(98억 원의 적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유지를 위한 SKF와의 단가 인상 협상도 최근 진행되고 있는 SKF의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PF가 부진한 해외 법인을 정리하는데 성공한다면 고정비 감소 이외에도 해외발 리스크를 해소해 내실을 다지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외 화스너(볼트, 너트) 시장에서의 강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오히려 부실을 벗고 기업 가치를 견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어링사업 축소...화스너 사업 역량 강화 '반사 이익'
스페인 법인의 청산은 기업 가치 제고라는 긍정적 전망과 함께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베어링 사업의 축소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KPF는 내수 물량을 담당하는 충주 공장과 함께 스페인·중국 공장을 통해 연간 약 6.5만~7만 톤 규모의 해외 매출처발 주문자생산방식(ODM) 물량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차량용 베어링 생산을 담당하던 연 3만 톤 규모의 스페인 공장이 매각되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베어링부품 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연간 4만 톤 규모의 중국 법인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경우 대체 생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공장의 경우, 승용차와 상용차 베어링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 △이원화 된 생산라인의 일부 조정도 필요하다는 점 △신규 물량 공급 계약을 마쳤다는 점 △연간 2.5만~3만 톤 규모의 물량 전부를 해소하기 무리가 따른다는 점 등에서 기존 사업 규모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충주공장도 생산 물량 대부분을 현대차 그룹과 GM에 납품하는 등 추가 생산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베어링부품 사업의 불가피한 축소를 예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어링부품 사업의 절반을 책임지는 스페인 법인의 청산은 물량 공급 부족과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중국공장 역시 본격적인 생산을 장담하기 어려워 전반적인 부진과 축소가 예견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화스너 시장에서 KPF의 강세가 여전한 데다 최근 건설 등 관련 산업의 해외발 훈풍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베어링부품 분야의 축소는 화스너 사업의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적 개선과 도약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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