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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자구계획, 실현 가능성은 랜드마크72 빌딩 자산 가치 떨어져...경영 정상화 '암초'

안경주 기자공개 2014-01-23 09:21:29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2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기업이 채권단 자금 지원을 받더라도 경영 정상화로 가는 길이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인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 빌딩 가치가 높게 책정되면서 진성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핵심 자산 처분 차질로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채권단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 모여 경남기업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경남기업 주요 현황을 설명하고, 1조 1960억 원의 기존 채무를 3년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신규자금 4800억 원(전환사채 1000억 원 포함), 보증한도 500억 원을 지원하고, 자본 확충을 위해 1000억 원의 출자전환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 방안의 핵심인 랜드마크72 빌딩, 광주 수완지구 집단에너지 사업 매각 등의 주요 자구계획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경남기업 정상화 여부는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자금을 빠르게 조달하는 것에 달렸다"이라며 "이날 핵심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채권은행들은 경남기업의 자구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자산 매각 목표가격이 높게 책정돼 처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남기업은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을 처분해 9000억~1조 원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광주 수완지구 집단에너지 사업 지분(70%)을 처분해 750억 원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랜드마크72 빌딩 매각목표가격을 9억 달러(9000억~1조 원)로 높게 잡고 있다"며 "하지만 현지 시세로 현재 5억 달러(5000억~5500억 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부동산 경기가 단기간 내 회복돼 가격 급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매각이 어렵다. 채권단이 채무상환 유예 시점을 2016년 말까지 정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랜드마크72 빌딩 대주단 역시 매각을 서두를 생각이 없다. 대주단 관계자는 "현재 거래되는 가격이 너무 낮아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며 "경남기업 채권단과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경남기업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른 채권은행 및 대주단과 사전 의견조율이 부족해 자칫 정상화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경남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랜드마크72 빌딩 매각 등에서 대주단의 협조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대주단과 사전 논의도 부족한데다 채권단 내부에서 의견 취합도 충분하지 않아 경영 정상화 작업 차질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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