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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車특수강 하공정 진출 여파는? 점유율 1위 세아그룹 '발등의 불'..특수강 2차가공 부품 업체들도 '불안'

김장환 기자공개 2014-02-24 08:21:29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9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특수강 하공정(2차 가공) 사업의 진출 검토에 들어가면서 동종업계에 미칠 영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직접 2차 가공 사업에 뛰어들거나, 계열사에 사업을 몰아주는 등 어떤 방식을 취하더라도 현대·기아자동차로 이어지는 생산·납품의 수직계열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던 국내 자동차용 특수강 2차 가공 업체들 입장에서는 국내 최대 자동차 납품처를 단번에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특수강 2차 가공사업 진출 추진으로 인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으로 세아특수강이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특수강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시에 최대 납품처로 현대·기아차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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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특수강은 냉간압조용 선재(CHQ WIRE) 및 마봉강(CD BAR) 등 국내 자동차 특수강 2차 공정 부문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양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모두 40%대를 넘어선다. 그만큼 주력하는 시장도 내수다.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총 매출액 5649억 원 중에서 90%에 달하는 5088억 원을 국내에서 거둬들였다.

세아특수강 매출 물량의 상당수는 국내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현대·기아차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계열사 세아베스틸로부터 선재를 공급받아 이를 가공해 제품을 만들고 3차 벤더를 거쳐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구조다. 특수강 선재를 만드는 세아베스틸의 총 매출에서 현대·기아차 비중이 60~70%대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세아특수강 역시 비슷한 수준의 매출 비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로부터 안정적 물량 확보는 두 회사가 양호한 수익성을 거두는 밑바탕이 돼 왔다. 지난해 전방사업의 침체로 철강사업 전반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은 각각 7%, 4.8%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봉형강 및 선재 등 자동차용 특수강 생산 업체의 평균 마진율이 2%대에 그친다는 점을 보면 극히 양호한 수준이다.

문제는 현대제철이 공식적으로 선포한 상공정(선재 생산) 사업을 비롯해 하공정마저 진출하게 되면 세아그룹의 경우 주력 계열인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양쪽 모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특수강 시장에서 국내 점유율 1위 자리는 물론 그동안 올려왔던 안정적 영업이익률 역시 한 순간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위기가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셈이다.

일단 현대제철이 계획하고 있는 특수강 제품의 본격적인 상업생산은 오는 2016년 2월이다. 현재 검토 중인 방안은 계열사 현대비엔지스틸에게 당진 상공정 설비를 갖춘 후 일부 부지를 할당해 2차가공 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16년 말에는 현대제철→현대비엔지스틸→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생산 납품의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반면,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은 이 시점부터 현대·기아차 납품 물량이 급감할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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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특수강 진출 선언 후 2차 가공 사업 진출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면서도 "현대·기아차의 수요 감소에 대비해 해외시장 활로를 개척하는 방안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제품 경쟁력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크게 우려가 없지만 2차 가공 사업까지 진출하게 되면 영세한 중소업체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물론 세아그룹 계열 외에도 현대·기아차의 또 다른 특수강 2차가공 부품 납품처들 역시 비슷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동부특수강과 대호P&C 등 국내 특수강선재 선도 업체들이 세아그룹에 이어 부담이 큰 업체로 꼽힌다. 현재 특수강선재 부문에서는 한영선재, 진풍산업을 비롯해 특수강봉강은 진양특수강, 동일철강, 광진실업 등 중소업체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크게 높다는 점에서 현대제철의 특수강 하공정 사업 추진을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현대제철의 자동차 선재 상업생산 및 2차 가공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더라도 기술력과 제품 검증 단계에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장 매출처를 잃을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지난 2010년 일부 부품 납품을 단일화했던 유성기업이 직장폐쇄에 들어가면서 공장 가동이 며칠간 전면 중단됐던 사태 이후 납품처 다변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현대제철의 상공정, 계열사의 하공정 사업이 이뤄지더라도 모든 물량을 이곳에 몰아주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 뒤따른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특수강 진출과 계열사를 통한 2차 가공사업 추진은 결론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원가절감을 위한 그룹사 차원에서의 결정으로 봐야 한다"며 "기아특수강(현 세아베스틸)을 인수해 사업을 이어왔던 세아그룹처럼 수십 년간 관련 사업을 벌였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업생산까지 여러 난관이 불가피한 만큼 순식간에 업계 판도가 뒤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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