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美 헤지펀드 3대주주 등극에 '긴장' 최근 두 달간 지분 7.98% 취득…적대적 M&A 표적될까 우려
장소희 기자공개 2014-02-26 08:51: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1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 이어 중국 화장품 OEM·ODM업계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한국콜마가 올 들어 공격적으로 지분 확보에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의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지주사 요건을 간신히 충족하는 수준이어서 향후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위치한 헤지펀드, '킬린 매니지먼트 유한회사(Kylin Management LLC)'는 운용펀드 4곳을 통해 한국콜마 지분 7.98%(155만3950주)를 취득했다. 킬린 매니지먼트는 지난달 10일 한국콜마 지분 취득 내용을 공시했지만 사실상 그 이전부터 수회에 걸쳐 지분 취득에 나섰다.
킬린 매니지먼트가 한국콜마 지분을 취득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지난달만 해도 펀드 4곳을 통해 취득한 지분이 총 5.13%(99만9540주)에 불과했지만 이후 이달 초까지 거의 매일 지분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7.98%까지 높였다.
한국콜마 지분 소유 현황으로 봤을 때 지분 7.98%는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킬린 매니지먼트는 한국콜마의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콜마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로 20.16%(392만7780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일본콜마가 지분 14.26%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과 아들인 윤상현 부사장은 한국콜마 지분을 각각 0.12%, 0.07% 씩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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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기세로 한국콜마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킬린 매니지먼트는 미국 뉴욕에 근거지를 둔 헤지펀드 운용사로 자산총액이 15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초 비슷한 시점에 한국콜마의 경쟁업체인 코스맥스 지분도 5.14% 취득하는 등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서는 두 곳 모두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콜마 측에서는 킬린 매니지먼트의 지분 취득이 단순 투자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킬린 매니지먼트가 단순 투자에 나섰다고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의 속성 상 언제 어떻게 경영 참여를 선언할지 모른다"며 "현재 한국콜마홀딩스가 한국콜마 지분 20%를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어 조금만 지분율이 낮아지면 지주사 요건도 충족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우려했다.
이에 따라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한국콜마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지난해 막차 발행에 성공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최근 매입하는데 성공, 향후 행사를 통해 지분율 5% 가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현재는 외형도 커지고 주가도 많이 올라 장내에서 지분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뒤늦게 워런트 매입이 이뤄져 한시름 덜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평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한국콜마 측은 우선 자회사 지분 정리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 등 상장사 이외에 비상장 자회사들의 재무·회계 상황을 점검하고 추후 한국콜마와의 합병이나 자회사 간의 합병 가능성 등을 가늠하는 작업이다.
앞서 한국콜마는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를 기업공개(IPO)하거나 한국콜마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 방안이 다시 추진될 경우 윤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과거 콜마비앤에이치 IPO와 한국콜마와 합병 등을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콜마비앤에이치의 업종 특성 때문에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면서 "현재 이를 다시 추진하고 있지는 않고 있지만 경영권 사수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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