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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건설사 재무전략] "회계감리 강화…건설업 특수성 반영해야"②환율·물가 등 외생변수로 원가조정 한계…종전 기준 유지

길진홍 기자공개 2014-03-04 08:19:16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6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건설사 재무담당임원(CFO)들은 대부분 감독당국의 회계감리 강화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일부 건설사 어닝쇼크를 전후해 불거진 분식 의혹 등 따가운 여론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CFO들은 그러나 큰 틀에서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와 맞물려 회계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장기 공사계약 수익인식의 중요한 요소인 공사 예정원가율 추정을 시장 여건을 살펴 보다 탄력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회계감리 강화 대비 정책변화

대부분 건설사들은 건설업 회계처리기준에 맞춰 진행률에 따라 공사비 투입 비용과 예정원가율을 기초로 수익을 인식한다. 공사 진행과 돈의 흐름을 중심으로 매출을 인식하는 ‘투입기준'을 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정원가율이 85%인 사업장에 공사비 100원이 투입됐을 경우 118원(공사비/예정원가율)을 매출로 인식한다. 원가는 100원이다. 시기별로 예정원가율 적용에 따른 수익인식을 더하면 전체 공사 계약금이 된다. 원가율 변동 없이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원가가 변동될 경우 수익인식이 달라진다. 원가율을 올려 잡으면 매출인식 규모가 줄어든다. 원가율이 100%를 넘을 경우 투입비용이 매출인식을 초과하고, 역마진이 난다. 예정원가율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매출과 순익이 갈린다. 감독당국이 문제로 삼고 있는 대목이다. 공사에 차질이 예상될 경우 미래 예상손실을 처리하고, 원가를 재산정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예정원가율 반영을 늦춰, 같은 기간 실적을 미화할 소지가 크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은 일반 제조업체와 달리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다. 환율과 물가 변동, 자재가격 인상 등의 변수에 노출돼 있다. 다양한 외생 변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공사 시작부터 예정원가율을 대폭 올리고 시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외사업 수익성 저해 요인
(복수응답)
A건설사 CFO는 "외부 변수로 손실을 인식하고 원가율을 재조정했는데, 다음날 상황이 바뀌어 원가가 내려가게 되면 오히려 시장에 거짓말을 하게 되는 꼴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다수의 건설사가 공정률이 70% 되는 시점에 손익을 추정하고, 원가를 재조정한다. 준공 때까지 공사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재가격 인상 여부와 자금소요 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생 변수에 민감한 건설업 특수성을 생각할 때 현실적으로 사업 초기 단계에서 수익인식 적정성을 가려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CFO 10명 가운데 9명이 감독당국의 회계감리 강화에 따른 회계정책의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종전 기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원가율 산정 시스템 강화에 대한 일부 움직임이 눈에 띈다. 대우건설의 경우 장기 공사 예정원가율 추정을 과거 보다 보수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이 진행 중인 특별감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도 상시적인 원가율 산정 시스템을 가동키로 했다. 주요 사업장 원가율을 점검하고, 가능하면 추정치를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B건설사 CFO는 "해외에서 공사 수행 경험이 떨어지는 업체들의 경우 사업성 검증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현실적으로 미래 손실을 추산해 상시적으로 원가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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