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號' 포스코, 어디부터 '메스' 댈까 [Company Watch] 비핵심자산 정리 선언..은행지분 매각, 부실계열사 구조조정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4-03-19 08:55: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8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오준 호(號)로 새출발한 포스코가 비핵심자산과 사업의 정리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과연 어디부터 정리하고 나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지난 5년간 정준양 전 회장 체제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앞세운 탓에 단순하게 현재의 수익성만 놓고 봤을 때는 정리할 만한 영역이 한 두 곳이 아니다.
◇ 은행지분 매각 가능성 '급부상'
권오준 회장은 지난 14일 공식 취임하는 자리에서 철강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성장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핵심사업 역시 과감히 매각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
매각이 가능한 비핵심자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철강업종과 관련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투자지분들이다. 특히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 관련주들이 거론된다. 포스코는 하나·신한·KB금융지주 등 국내 은행권의 소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이윤 혜택을 누리기 위한 전략적제휴 목적에서 2000년대 초중반 매입한 지분이다.
공정가치를 대입한 장부가치를 놓고 보면 이들 지분을 통해 그다지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없다. 하나·신한·KB금융지주 3개 금융사 지분의 최초 취득가는 7953억 원. 최근 주식시장 가격(17일 기준)을 따져보면 총 지분의 공정가치는 7164억 원까지 하락했다. 800억 원대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대규모 자금을 이들 금융사에서 끌어오지도 않았고, 차입을 했더라도 이윤이 여타 금융사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
포스코가 보유한 금융사 지분들은 과거 포스코의 글로벌 신용등급(BBB)이 강등됐을 때부터 이미 매각이 거론되기도 했다. 2012년 말 글로벌 신용평가사 S&P와 피치는 포스코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내렸다. 이때부터 불필요한 자산의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은행권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금껏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지만 권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보다 커졌다.
◇ 성진지오텍·스테인리스 M&A '대표적 실패 사례'
과거 야심차게 추진했던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사업체 중에서도 부실이 눈에 띄게 심각한 곳들이 많다. 특히 철강업종과 동떨어진 영역이면서도 끝모를 부진으로 그룹사에 부담을 주고 있는 업체로 성진지오텍이 거론된다. 지난해 포스코플랜텍에 흡수합병된 석유화학 및 원자력 핵심 기자재 제작 역량을 보유한 업체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 인수를 위해 총 1600억 원의 자금을 들였다. 이후 재무구조개선 목적에서 800억 원의 추가 지원까지 벌였다. 내부적으로 사업적인 지원에도 나섰다. 그럼에도 성진지오텍(포스코플랜텍)은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다. 지난해 순손실이 약 1000억 원, 그동안 쌓인 결손금만 3000억 원이 넘는다.
성진지오텍의 실패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관련 사업체들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굳이 외부 인수를 서둘러 단행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거론된다. 건설플랜트(E&C)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적절한 평가없이 지나치게 서둘러 인수에 나선 것이 화를 불렀다는 평가다.
이외에 과거 공격적으로 확장전략을 보였던 스테인리스 분야도 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대표적인 분야다. 포스코AST, 타이녹스(POSCO-Thainox), 포스코VST 등 스테인리스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했던 업체들도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3개사 모두 지난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 대우인터도 '불만족' 평가
여기에 매출 기준 포스코의 2대 계열사로 평가받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도 권 회장은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외형은 큰데 반해 회사를 끌어오면서 대규모 부채까지 덩달아 끌어온 탓에 포스코의 지난해 글로벌 신용등급 하락의 '주범'이 됐기 때문이다.
|
종합상사의 특성상 매출이 크다 해도 영업이익이 초라하고, 재무구조도 부담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매출액은 17조 1086억 원에 달하지만 영업이익은 1589억 원에 그친다. 영업이익률은 0.9%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부채는 6조 원, 자본은 2조 23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70.7%에 달한다. 전년 241% 대비 불과 1년 만에 29.7% 올라갔다.
대내외적으로 그나마 미얀마 가스전 개발 사업 등을 양호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권 회장은 이 역시 전체 사업과 버무려 봤을 때는 그다지 긍정적인 면으로 볼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스전 사업만을 별도로 매입한 것이었으면 몰라도 이익에 큰 도움이 안되는 나머지 사업체들까지 덩달아 가져오면서 3조 5000억 원대 자금을 지출했다는 점 때문이다.
어쨌든 포스코는 과거 공격적인 확장 전략 하에 흡수한 다양한 국내외 계열 및 관계사들이 부진한 상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장으로 올라선 권 회장이 철강업 본연을 벗어난 업종들에서 집중적인 정리작업과 자산 매각을 선언하고 나섰다. 당장 올해부터 상당수 계열들이 구조조정의 칼바람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이 직접 비핵심자산의 정리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만큼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까지 내부에서도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어떤 자산이 매각될 것이다 거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