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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미매각債, 반년만에 가까스로 소화 고금리 노린 상호금융사 대거 매입…인수단, 평가손 부담 해소 '안도'

민경문 기자공개 2014-03-20 11:41:42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8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롯데건설(A+) 미매각 회사채를 대거 떠안았던 증권사들이 최근에서야 물량 부담을 대부분 털어냈다. 작년 9월 29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가 기관투자가의 불참으로 전량 미매각이 이뤄진 지 6개월 만이다.

당시 인수단으로 참여한 12개 증권사들은 그 동안 롯데건설 회사채를 처분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아 왔다. 금리가 오를 경우 평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었다. 회사채 양극화 기조 이후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고금리 A급 회사채를 원하던 리테일 수요를 가까스로 찾아 미매각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9월 2900억 원어치의 회사채(111회차)를 발행한 바 있다. 물량 매각을 위해 인수단을 무려 12곳이나 선정했지만 결과는 전량 청약 미달이었다. 신용등급 A급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4% 중반 금리에도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부실 우려 등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미매각 물량은 인수단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올해 들어서도 증권사들은 롯데건설 미매각 채권을 해소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1월 중순까지 당초 물량의 절반 이상을 팔지 못했다. 간혹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5억 원 내외의 소액인데다 금리를 올려 밑지고 처분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양적 완화 축소로 자칫 시장 금리가 오르기라도 한다면 보유 채권의 대규모 평가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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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하지만 2월 이후 증권사들이 보유 물량을 점차 줄여나가더니 최근에는 롯데건설 회사채 대부분을 유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건당 거래 규모가 대부분 100억 원 미만이라는 점에서 단위 농협, 금고 등 상호금융기관들이 중심이 된 리테일 영역에서 소화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회사채 양극화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A급 회사채의 공급이 크게 줄은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신규 회사채 발행은 AA급 이상의 우량채에 집중됐다. A급 발행사는 굳이 높은 금융비용을 감수하며 공모채를 찍는 대신 은행에서 직접 자금을 빌리거나 사모사채, 기업어음(CP) 등 사모성 조달에 주력했다.

A급 회사채 만기 상환 이후 재투자를 희망했던 기관투자가는 마땅히 다른 옵션이 없었기 때문에 롯데건설 회사채를 차선(次善)으로 택했다. 4%대 고금리를 주는 A급 회사채는 흔치 않았다. 건설사 채권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롯데라는 그룹의 '후광효과'를 믿었다. 특히 지난해 STX 및 동양사태 이후 A급 투자를 꺼려해 왔던 상호신용금고들이 최근 들어 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시 공격적인 매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 포스코건설(AA-) 회사채가 이달 초 흥행을 기록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초 실시한 3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920억 원의 수요가 몰리며 '완판'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포스코건설보다 등급은 한 노치(notch) 낮은 수준이었지만 금리는 100bp이상 높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됐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건설 채권이 뒤늦게나마 시장에서 소화된 것은 회사 자체의 펀더멘털 개선보다 A급 자체의 품귀현상에 기인했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 KT ENS사태 이후 그룹의 재무 지원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는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롯데건설과 같이 모기업 의존도가 큰 기업은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건설과 비슷한 시기 발행된 대우건설 회사채는 여전히 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당시 대우건설은 2000억 원 모집 금액에 청약 물량은 520억 원어치에 그쳤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 발표 이후 신용등급이 A+에서 A0까지 강등되면서 투자 매력도를 한층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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