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3월 24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지분을 결국 총수익스왑(TRS) 거래 방식으로 처분한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30.08%)의 의결권을 되찾으려면 아시아나항공은 갖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12.83%)을 매각해야 하지만 실패하자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을 실행시킨 게 'TRS' 거래다.TRS거래는 태생적으로 '파킹거래(Parking Deal)'라는 의심을 안고 있는 장외파생상품의 일종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장고(長考)끝에 악수를 뒀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반면 이 거래의 계약방식을 조금 수정하는 것으로 법적으로 '트루세일(True Sale)' 요건을 갖추려 했다는 점에서 '묘수'를 찾았다는 긍정론도 적지 않다.
TRS거래가 본질적으로 소유권을 잠시 위탁만하는 파킹거래로 의심받는 까닭은 계약의 만기가 주어져 있고 매각 대상물의 가치변화 리스크를 매각측이 안고 가는 속성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주식'이라는 금융자산을 팔고 매각금액을 TRS 투자자들로부터 수취하지만 계약기간(6개월~2년) 동안 금호산업 주식의 시장가격 변동 책임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회계적으로 TRS거래는 트루세일로 간주하지 않는게 정설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039호에서는 TRS의 회계처리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양도자는 양수자에서 금융자산을 매도하고 양수자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 계약으로 양도자는 확정지급금액이나 변동이자와 교환하여 기초자산의 이자 현금흐름 전부를 수취하며, 기초자산의 공정가치 상승이나 하락을 향유하거나 부담한다. 이 경우 (장부상에서) 자산의 제거는 금지된다."
TRS거래에도 불구 위험과 보상의 주체는 양도자가 되므로 양도자의 재무제표에서 금호산업 주식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회계적으로 트루세일이 아니라고 해서 법리적으로까지 트루세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논란이 팽팽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TRS 거래를 자문한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지분 의결권을 매수자에게 넘겼다. 일반적으로 주식의 소유권자가 갖는 배당수취권도 아시아나항공이 TRS 투자자에게 넘겼다. 또 일정 기간 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포함시키지 않아 만기가 지나면 TRS 투자자는 마음대로 제3자에게 금호산업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파킹거래로 볼 이유가 없다는 게 법무법인 세종의 자문 결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전문가들 손에서 법률 자문을 거쳐 트루세일 논란을 사전에 차단시켜 놓았다"고 했다.
반면 국내 다른 대형로펌 관계자는 "장외파생상품 소유권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다. 삼성전자 주식옵션을 매수한 투자자가 삼성전자 보통주 의결권을 소유하게 되는 건 아니다. 장외에서 별도의 계약을 맺고 특정 주식의 의결권을 매매하더라도 그 의결권이 항구적으로 거래 상대방에게 넘어가지 않았고 장외 계약의 구속력이 명확치 않아 진성매각인지는 계약서 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채권단 운영위원회에 관련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외부 공개를 못할 지라도 최소한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는 공개를 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TRS 거래는 트루세일일까 아니면 파킹거래일까. 이 논란은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의결권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지난한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사법부의 판단이 요구될 수도 있다. 아울러 TRS 거래를 상호출자 해소의 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측면에서 대기업집단 규제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큰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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