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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5조 밸류에이션은 진짜일까 [카카오 다시보기]①와츠앱 밸류 감안시 과대포장...순익 1200억원 넘어야 가능

민경문 기자공개 2014-04-08 10:29:51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7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은 어느 정도일까. 시장에선 카카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무려 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상식처럼 통하고 있다. 2년 전 흑자 전환 이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카카오의 잠재 가치를 반영했다는 평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 로고
예상 IPO 시점이 내년 5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가치를 1년 내 두세 배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혁신적'이라고 평가 받았던 게임 플랫폼의 수익성 증가폭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지금까지의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진성 유저((Monthly Active User: MAU)를 늘려야 한다는 문제도 5조 원 밸류에이션의 실현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 올해 순이익 1200억 넘어야 5조 가능...PSR 적용도 쉽지 않아

적어도 지금까지 카카오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다. 최근 3년간 유상증자 및 주식 거래 가격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11년 주요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당시 기업가치는 2500억 원이었다. 이듬해 중국 텐센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이 920억 원의 신주를 배정받을 때 가격은 이보다 두 배가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메리츠증권, KT캐피탈 등이 주당 5만~6만 원에 카카오 주식을 거래했을 당시 밸류에이션은 1조 3000억 원이 넘었다. 그해 연말 우리사주 매각 가격이 7만 9000원을 찍은 이후 올해 초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사들인 주식가격(9만 원)까지 감안하면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2조 3000억 원을 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상장 후 주가가 20만~30만 원에 육박해 시가총액이 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올해 카카오의 매출액 목표인 5000억 원을 달성한 이후 주가매출액비율(PSR) 10배를 적용해 이 같은 가격 산출이 가능하다는 논리도 있다. PSR은 주가를 1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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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PSR이 외형 성장성은 높지만 적자를 기록 중인 기업의 가치 산정에 주로 쓰인다는 점에서 이미 순익을 내기 시작한 카카오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매출액 2000억 원대를 기록한 카카오가 이보다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지에 물음표가 찍힐 수밖에 없다.

주가순이익비율(PER)을 감안해도 5조 원의 벽은 여전히 높다. 페이스북(facebook)이 PER 100배로 상장했지만 아직까지 국내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에 이를 적용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 라인(LINE)을 보유한 네이버의 PER 수준(약 40배)을 고려해도 올해 순이익이 적어도 1200억 원은 돼야 시가총액 5조 원이 가능해진다.

SNS업계 관계자는 "SNS회사는 가입자 수에 따라 이익 수준이 한 순간 폭발하다가도 급격한 정체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수익성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직 국내에서 한번도 SNS업체의 상장이 없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불확실성이 동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효과' 위해선 진성 유저 확보가 관건

메시징 앱 업체 중 기업공개(IPO)를 한 곳은 전무하기 때문에 같은 업종의 벤치마크를 두고 비교하는 상대평가(Peer group analysis)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게다가 카카오의 향후 수익 가치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가입자 수를 기초로 밸류에이션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단순 가입자 수 또는 이 가운데 매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진성 유저를 따져보는 것(가입자 혹은 진성유저 수 * 가입자당 매출액)이다. 렌탈업종이나 케이블TV업종의 밸류에이션을 구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카카오의 가입자 수는 1억 30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국내가 5000만 명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가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로서는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해선 해외 진출이 유일한 해법인데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미 포화상태 수준의 메시징 앱 경쟁을 벌이고 있어 추가 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유럽과 중남미는 미국의 와츠앱(What'sApp)이 휩쓸고 있고, 중국은 위챗(WeChat), 일본과 동남아는 라인(LINE)이 점령하고 있다.

카카오의 상장 주관사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삼성증권이 예상한 올해 말 카카오의 가입자 수(약 1억 9000만 명) 달성이 만만치 않아 보이는 이유다. 설사 이 숫자가 달성 가능하더라도 경쟁사인 라인과 위챗의 가입자 수가 각각 5억 5000만 명, 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카카오의 성장성이 주목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결국 가입자 중 진성 유저의 비율을 늘려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더 이상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머지는 해외 가입자(약 8000만 명)인데 이들 대부분이 동남아 및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점에서 MAU로 전환될 여지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메시징 앱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SNS사업의 성공 여부는 '네트워크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국외 카카오 가입자들처럼 분산돼 있어서는 수익 기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의 가입자 수가 1억 3000만 명이라고 하지만 진성 유저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MAU 성장이 한계에 이른 가운데 해외에서 들어올 가입자들 중 MAU 비중이 높지 않다면 전체 가입자 중 MAU 비율은 앞으로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가 적용하더라도 3.8조...IPO 밸류는 더 떨어져"

올해 초 페이스북이 와츠앱을 인수할 때 4억 5000만 명의 가입자 수를 기초로 했는데 이는 다름 아닌 MAU였다. 실제 가입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얘기다. 당시 가입자 당 42달러 가량을 적용해 19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거래가 이뤄졌다. 일본 라쿠텐이 이스라엘 메시징앱 업체인 바이버(Viber)를 인수할 때도 전체 가입자 수(2억 8000명)가 아닌 MAU(1억 명)를 적용했다.

시장 관계자는 "카카오의 정확한 밸류에이션을 산정하기 위해선 진성 유저의 수와 이들을 통해서 발생하는 매출액을 파악하는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바이버가 MAU당 9달러에 매각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와츠앱의 매각 가격인 MAU당 42달러는 인수자가 페이스북이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와츠앱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미래의 잠재 수익 가치에 그만큼 베팅했다는 얘기인데 만약 와츠앱이 여타 SNS업체들과 마찬가지로 IPO를 단행했으면 절대 나오기 어려운 밸류에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예측한 카카오의 올 연말 가입자 수(1억 9000만 명)가 맞다고 한다면 MAU는 9000만 ~1억 명 정도로 추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가인 MAU당 42달러를 적용하면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약 3조 8000억~4조2000억 원으로 계산된다. IPO가 아닌 인수합병(M&A) 밸류를 역대 최대치로 적용해도 5조 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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