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회장, SKC 주식 잇따라 매입...배경은 1년만 매수 행보..오너 책임감, 계열분리 어필 다양한 해석
김장환 기자공개 2014-04-03 09:08: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31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신원 SKC 회장이 한동안 매도했던 SKC 주식을 재차 사들이고 있다. 지분율이 이전 수준까지 오른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지분을 대거 매집하는 정반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며 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2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부터 올해 3월까지 16차례에 걸쳐 SKC 주식 5만 8410주를 매입했다. 총 취득가는 약 18억 원으로 최 회장의 지분율은 1.8%까지 올랐다. 42.5% 지분을 보유한 ㈜SK에 이어 개인으로서는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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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1년여 전까지만해도 SKC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했다. 2012년 9월 주식 보유 후 처음으로 SKC 주식을 팔기 시작했고, 이후 그해 12월 말까지 총 57만 6358주를 매각했다. 3.56%에 달했던 지분율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1%대까지 하락했다.
당시 최 회장의 지분 매각 행보는 이례적인 일로 해석됐다. 2004년 3월 주식 2만 주를 매입하며 SKC 주주로 처음 올라선 이후 단 한차례도 지분을 판 적이 없었고 줄곧 매수만을 해왔기 때문이다.
일단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SKC 지분을 매입했던 것은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으로 해석됐다. 최 회장은 2000년 1월부터 지금까지 SKC 오너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회사 지분은 극히 낮았다.
반면 사촌동생이자 SK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SKC 지배구조는 확고했다. 최 회장은 38% 지분을 보유한 SK C&C를 통해 ㈜SK를 지배하고 있고, 또 ㈜SK는 SKC로 이어지는 확고한 지분율(42.5%)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최신원 회장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배해왔기 때문에 그동안 SKC는 최 회장의 계열로 분류돼왔다. 아울러 SK그룹 역시 계열사별 독립경영과 자율권을 보장하는 '따로 또 같이' 체제를 유지하며 SKC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일도 없었다.
그럼에도 최 회장이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렸던 이유는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와 SKC를 확실히 그룹에서 자신의 계열사로 계열분리 해달라는 의지가 강했다"며 "SKC의 지분을 크게 늘렸던 것은 이를 어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갑작스럽게 SKC 주식을 매각한 것은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최 회장은 2012년 말 SK텔레시스가 단행한 390억 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해 180억 원대 자금을 쏟아 부었다. 일부 자금은 금융권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하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의 유증 참여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란 해석이 많았다. 최 회장이 의욕적으로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그룹의 중계기 사업을 전담하며 건실했던 SK텔레시스를 급격히 무너뜨린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SKC 지분을 매각하면서까지 SK텔레시스 유증에 참여했던 이유다.
이후 특별히 지분 매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최 회장이 갑작스럽게 SKC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기업가치에 비해 최근 SKC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는 그동안 SKC 주가 하락이 최신원 회장의 주식 매각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오너가 책임감 있게 지분을 쥐고 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회사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상대적으로 낮추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해석이다.
실제 2012년 초반 5만 4000원대(2월 8일)에 달했던 SKC 주가는 최 회장이 주식을 매도한 직후인 이듬해 1월 3만 400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 주가(28일 기준)는 3만 900원 가량이다. 최 회장의 지분 매입은 결국 회사의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 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행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다시금 공격적으로 SKC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 재차 계열분리를 어필하는 수단이란 해석도 있다. SKC 지분 매입과 더불어 그동안 계열분리 중심에 서 있던 SK네트웍스 주식 역시 최 회장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24일에도 SK네트웍스 주식 1만 6000주를 장내에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SKC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기업의 오너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관계사와 SKC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C와 SK네트웍스뿐 아니라 다양한 SK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사시고 있기 때문에 계열분리와 연관지어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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