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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를 준다면 현대로지스틱스를 팔까 ② '매각대금 ≥ 현대엘리 지분 매입 + 파생계약 해소' 이라면 최상, 하지만‥

배장호 기자공개 2014-04-02 08:25: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31일 1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하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매각 기대가격은 과연 얼마나될까.

앞서 언급한대로 그룹의 전략자산인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되사서 현재의 그룹 경영권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또 현대엘리베이터 파생상품 계약의 일부라도 정산·매입할 수 있어야 한다.

롯데가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를 제안했을 때 현대그룹이 적어도 20배 이상의 EV/EBITDA 배수를 적용한 가격을 받아야겠다고 해 롯데 측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현대그룹의 무게중심은 매각 가능성보다 매각해서 취할 수 있는 가치에 더 쏠려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지분을 되사오는데 드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현대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21.25%. 이 지분의 2013년 9월말 기준 장부가치는 1416억원, 전일종가 기준 시장가치는 1959억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가치
취득원가는 두 가치보다 월등히 높은 2316억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현대그룹이 가져가는 것이 현대로지스틱스 M&A의 전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자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현대그룹에 넘기는 대가로 프리미엄을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장부가치나 시장가치 수준을 점쳐볼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지분을 되사게 될 현실적 주체에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은 포함되기 어렵다. 현대상선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락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채무들이 일제히 기한이익을 상실 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현대증권 역시 제3자로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어 곤란하다. 결국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인수 주체는 현대글로벌과 현정은 회장 뿐이다.

현대엘리베이터 파생계약 부담을 해소하는데 드는 자금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인수비용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금액은 파생계약 정산시점의 현대상선 주가에 연동되는데, 주가가 1만원이면 총 6595억 원, 올해 만기계약만 우선 해소한다고 가정해도 4953억 원이 소요된다(한국신용평가 추정). 만약 만기 시점 주가가 2만원까지 오르면 부담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면 5000원으로 떨어지면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 계약의 당사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이지만, 당장 올해 만기도래하는 계약조차 자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당장 눈앞의 위험으로 닥친 현대상선 재무 위험 문제도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상당부분 책임져야 한다. 결국 현대엘리베이터 파생계약 해소 자금 역시 현대글로벌과 현정은 회장이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한 대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 파생상품
현대로지스틱스를 물적분할해 사업 자회사만 파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엔 현재의 계열 출자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되살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방법을 택하면 현대로지스틱스 주주가 아닌 존속회사가 매각대금을 수령하기 때문에 현대상선으로의 유출없이 매각대금의 대부분을 현대엘리베이터 파생계약 해소에 투여할 수 있다.

만약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다면 그룹 주요 계열사간 순환 출자고리를 끊고, 현대상선에 보다 직접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적분할로 신규 설립되는 사업회사와 현대엘리베이터만 지배하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현대로지스틱스를 나눈 후, 현대상선이 보유할 지주회사 지분과 현대글로벌이 보유할 사업회사 지분을 교환한 후 사업회사를 매각하면 현대상선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계열 출자 관계도 남은 지주회사를 대주주인 현대글로벌과 합병시키면 지주회사 → 현대엘리베이터 → 현대상선으로 이어지는 단선형으로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상장회사여서 지주회사 요건(지분 20%이상 보유)을 충족하기 위한 추가 지분 매입 필요성도 없다. 단 이 경우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의 경영권 위협이 더 직접적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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