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삼성종합화학, 위기의 삼성석화 품었다 삼성석화 PTA 사업 부진으로 고심...이부진 사장 골치덩이 털어내나
김익환 기자공개 2014-04-03 08:36: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2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이하 삼성석화)을 합병하면서 유화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이번 합병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한 삼성종합화학이 침체에 빠진 삼성석유화학의 고민도 털어줄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종합화학은 2일 삼성석유화학을 1대 2.1441의 비율로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오는 6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종합화학'이다.
합병으로 삼성그룹 석유화학 사업의 수직계열화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종합화학은 파라자일렌(PX) 등을 생산하는 삼성토탈의 모회사이며 삼성석유화학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업체다. 합성섬유 원료로 쓰는 PTA는 PX를 가공해서 생산한다. 이번 합병으로 PX(삼성토탈)→PTA(삼성석화)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강화될 전망이다. 합병법인은 PX와 PTA 생산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면서 생산마진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삼성종합화학 관계자는 "중간화학제품(다운스트림)사업과 자회사인 삼성토탈의 기초화학제품(업스트림)간의 유기적인 가치사슬(Value Chain)을 구축했다"며 "기존사업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석화도 삼성종합화학에 흡수합병되면서 위기를 돌파할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석화는 PTA 단일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PTA 시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무더기 손실을 내고 있다. 삼성석화는 2012년 738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연이어 지난해에도 42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합성섬유 수요가 크게 줄면서 PTA 생산 마진이 하락한 탓이 크다. PTA 시황 전망도 어두워 삼성석화의 재무구조 악화도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반면 삼성종합화학은 지난해말 기준 자산이 1조 5974억 원, 부채는 403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고작 2.6%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췄다. 2012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8534억 원이다. 삼성토탈 지분 50%를 쥐고 있는 특수목적회사(SPC)에 가깝다. 주수입원은 삼성토탈의 배당금이다. 삼성토탈이 고배당을 하면서 삼성종합화학은 곳간을 넉넉하게 채웠다.
시황악화로 연간 300억~700억 원대 순손실을 내면서 고심하고 있는 삼성석유화학은 흡수합병되면서 재무적 안전판이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실제로 합병법인의 이익잉여금은 1조 원을 웃돌고 해마다 삼성토탈로부터 받는 500억~1000억 원의 배당금 수익을 통해 PTA 사업 손실을 상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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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석유화학 신사업의 재원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석유화학은 탄소섬유·개미산·바이오케미칼 사업을 꾸준히 타진해왔지만 재무적인 여력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신설 합병법인은 넉넉한 실탄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신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이부진 사장이 고민거리를 털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 사장은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33.1%)로 이번 신설합병법인의 지분 4.91%를 쥐게 된다. 삼성석유화학이 2012년부터 적자가 이어지면서 이 사장의 자산가치도 덩달아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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