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다올' 뗀 하나자산신탁, 수익성은 '내리막길'⑦담보신탁 비중 75%, 순익 지속 감소...고수익·고위험 개발신탁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14-04-08 09:0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3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신탁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든든한 배경이 필요하다." 4년 전 하나금융에 지분 매각을 결심한 이병철 전 대표이사가 당시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지난 2010년 다올부동산신탁의 대주주였던 이 사장은 보유지분 13.9%를 하나금융지주에 넘겼다. 부동산신탁사가 홀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진하던 하나금융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후 하나금융은 당시 이창희 하나은행 본부장을 다올부동산신탁 부사장으로 앉히는 등 '하나금융 DNA' 이식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의 자회사 편입 작업은 막바지로 치달았다. 이 사장이 잔여 지분을 모두 하나금융에 넘기면서, 이창희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사명도 하나다올부동산신탁에서 '다올'이라는 단어를 떼고 '하나자산신탁'으로 바꿨다. 사실상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영업익·당기순익 2년새 급감…NCR 1000% 상회
하나자산신탁은 그동안 업계에서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수탁고의 대부분은 담보신탁에 몰려있다. 담보신탁의 경우 수수료 수익은 적지만 토지신탁에 비해 위험성이 덜한 장점이 있다.
지난해 말 하나자산신탁의 수탁고는 16조6007억 원(845건)이다. 이 가운데 담보신탁은 12조 3727억 원(698건)에 달한다. 수탁금액 기준 담보신탁 비중이 75%에 육박한다. 한 때 수탁고의 85%를 차지하던 담보신탁비중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의 경우 수탁고 17조 7505억 원 가운데 담보신탁이 15조 1032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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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동산신탁사들의 총 수탁고 대비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이 65%(2013년 기준)에 달하는 점을 생각하면 하나자산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에 얼마나 소극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하나자산신탁의 수탁고에서 차입형의 비중은 1%를 밑돈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을 따내기 위해서는 내부 리스크 관리 기구 의결뿐만 아니라 그룹 승인을 거치도록 돼 있다"며 "지난 수년간 고위험 상품을 지양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담보신탁 위주의 사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안정적인 사업에만 손을 뻗치다보니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기준 1024.5%로 치솟았다. 이는 부동산신탁업계 평균치인 768.4%를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하지만 보수적 경영전략 탓에 실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2011년 이후 하나자산신탁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1년 128억 원과 105억 원이었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각각 93억 원과 72억 원으로 떨어졌다. 수익성 개선이 하나자산신탁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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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경영 전략 변화 감지…리츠 운용 재개
하나자산신탁은 올해부터 보수적인 경영전략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하나금융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수익성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특히 개발신탁 비중 확대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2012년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관련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자산신탁의 이 같은 움직임은 더는 시장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신탁업계는 보수가 박한 담보신탁 수탁을 줄이고, 이문이 남는 토지신탁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시행사에 공사비를 지원하고,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차입형 토지신탁이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하나자산신탁의 토지신탁보수는 2011년을 기점으로 증가해오다 지난해 담보신탁보수를 뛰어넘었다. 2010년 담보신탁과 토지신탁의 보수는 각각 74억 원과 41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8억 원과 65억 원으로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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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자산신탁은 더불어 업무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산관리업 인가를 받아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운용 업무도 재개했다. 하나자산신탁의 전신인 다올부동산은 국내 최초로 리츠를 설립·운영했다. 2004년 신탁업 인가를 받기 위해 자산관리업을 포기했다가 10여 년 만에 다시 재개한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화장품 사옥인 서린빌딩을 매입하는 '하나에셋제1호 위탁관리리츠' 영업인가를 받고 투자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하나자산신탁이 위험을 감수하고 차입형 비중을 늘리고, 리츠 운용을 재개한 이유는 수익성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업력이 쌓인 만큼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리츠 운용과 대기업 부동산 컨설팅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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