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산업은행 이사회 [지배구조 분석]사외이사 잇단 중도퇴임…"이사회 장악 불안정"
안경주 기자공개 2014-04-07 11:17:33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4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지배구조가 불안하다. 정부가 대주주로,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운영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사외이사들의 중도퇴임이 잇따르고 있다.산은지주 이사회는 1명의 상임이사(홍기택 회장)와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지난 1년간 신규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신인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와 허동훈 인천발전연구원 정책연구실장 등이다.
산업은행 이사회는 상임이사 2명(홍기택 회장, 류희경 수석부행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지난 1년간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강철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가 새롭게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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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지주와 산업은행의 사외이사 구성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사외이사의 잦은 중도퇴임이라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3월 이후 3명의 사외이사가 중도퇴임했다. 2011년 1월부터 사외이사를 맡았던 이천표 서울대 명예교수는 임기만료 10개월을 앞두고 지난해 3월26일 중도퇴임했다.
지난해 5월24일 사외이사로 선임된 임병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2개월 만인 같은해 7월26일 중도퇴임했다. 최근엔 박성득 리인터내셔날특허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사외이사 임기 한달여를 앞두고 중도퇴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할 이사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개최된 20차례의 이사회에서 비정상적으로 운영된 횟수가 절반(10차례)에 달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홍 회장이 추천했던 임병인 사외이사는 지난해 6월 1차례 이사회에 참석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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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규정상 '사외이사는 3인 이상으로 전체 이사수의 과반수를 둬야 한다'는 점은 감안할 때 규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잦은 중도퇴임으로 불안정한 지배구조를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자주 중도퇴임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전에 충분한 검증이 되지 못했던 것"이라며 "그만큼 이사회 장악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3월 박성득 사외이사가 중도퇴임한 만큼 이 같은 이사회 운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산은지주도 A 사외이사가 지난 2월 사외이사를 중도퇴임한 후 현재 이사회 1석이 공석이다. 특히 A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 뿐만 아니라 소위원회인 평가보상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위원회 운영도 당분간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A 사외이사는 산은지주 사외이사직을 중도퇴임한 후 삼성증권 사외이사를 3월부터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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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산은지주 이사회의 지배력은 정부가, 주력 계열사인 산업은행 이사회의 지배력은 홍 회장이 갖고 있는 이원적 구조지만 사외이사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이사회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산은지주 이사회는 정부 통제가 강한 지배구조를 띄고 있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리스크관리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을 사외이사가 장악하고 있는 구조다. 사외이사 역시 금융위원회가 선임해 표면적으로 홍 회장의 영향력이 미비하다.
하지만 사외이사들과 직간접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홍 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우선 신인석 사외이사는 홍 회장과 '중앙대 교수'와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와의 스킨십도 깊어 홍 회장과의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신인석 사외이사는 홍 회장과 같이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지냈다. 허동훈 사외이사는 대통령 자문위원회인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홍 회장과 교분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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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이사회도 홍 회장이 이사회 의장과 함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통제하고 있다. 그 결과, 금융회사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이 사외이사로 대거 포진해 있다. 김태준·감상헌·강철준 사외이사 모두 교수 출신이다.
다만 리스크관리위원회만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담당하도록 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리스크 지배구조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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