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맥주'로 주류 사업 날개달까 음료:맥주=7:3 비율...맥주 1000억 매출·5%점유율 달성 목표
충주=신수아 기자공개 2014-04-08 08:28: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7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봄 한철 제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얕게 뻗은 산세. 이와 대비되는 새 하얀 외관의 널찍한 공장 하나가 충주기업도시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2만8000평의 연면적을 자랑하는 롯데칠성음료의 맥주공장이다. 서울에서 차로 두시간 남짓한 거리, 발효 작업을 위해 설계된 우뚝 솟은 '맥아타워'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지난해 12월 완공된 이 공장은 설레는 기운을 쏟아내며 이제 막 가동을 시작했다. 10명 남짓의 생산라인 직원들은 고도의 정수 작업을 거친 인근 충주호의 물을 깊은 맛의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Kloud)'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준공식을 앞두고 지난 4일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우창균 롯데칠성음료 주류담당 마케팅 이사는 "현재 국내 시장의 1등 맥주, 수입 맥주 시장의 1등 맥주 보다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했다. 음료와 주류로 연매출 2조 원을 달성한 롯데칠성음료에게 맥주는 '신성장동력'임이 분명해 보이는 대목이다.
◇ 음료:주류=7:3, 맥주로 1000억 돌파 가능할까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개별기준 매출 2조296억 원을 달성했다. 2년 전 개별기준 연매출 1조5643억 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매출이 30% 성장한 셈이다. 지난 3년 간의 사업 부문별 매출 추이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음료사업 부문 대비 주류 사업 부문의 매출 성장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10년을 기준으로 3년간 음료부문의 매출은 1조3455억 원(2010년)에서 1조4459억 원(2013년)으로 1000억 원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류 부문 매출은 1019억 원(2010년)에서 5837억 원(2013년)으로 5배 넘게 몸집을 키웠다.
주류 부문의 성장은 '롯데주류BG'의 합병효과 덕분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은 '스카치블루'등 위스키 제품으로 1000억 원 대의 매출을 달성했었다. 제한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는 매출 성장을 이끌기 어려운 구조였다. 롯데칠성음료는 2009년 전략적으로 두산주류BG를 인수했고, 2011년 '제품간 운용 효율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해'에 2009년 인수한 롯데주류BG(前 '두산주류BG')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이후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부문은 소주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처음처럼'은 물론 '청하'와 '수복' 등 청주, '마주앙'으로 대표되는 국산 와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음료와 주류의 매출 포트폴리오는 7:3의 비율이다. 음료 사업의 단일 매출은 연간 1조 원을 훌쩍 넘어선다. 점유율 1위 칠성사이다는 물론 델몬트주스, 실론티 등 다양한 음료는 물론 '아이시스'와 '레쓰비'까지 음료와 커피 라인도 갖추고 있다. 즉 지난해 1조4459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음료 사업 부문과 5837억 원의 주류 사업 부문 매출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류 사업 부문 규모는 음료 사업의 1/3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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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성장성'을 감안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회심의 카드 '맥주'를 공개하며 시장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충주 맥주공장을 완공하고 이달부터 자체 브랜드 맥주 생산에 돌입했다. 생산규모는 연 5만㎘. 이어 연말까지 연간 10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와 편의점 등 주류 유통에 큰 몫을 담당하는 채널을 두루 갖추고 있어 맛에서 신뢰를 얻고 인지도를 쌓는다면 복점 구조의 맥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맥주 시장은 1위 오비맥주와 2위 하이트진로가 6대 4의 비율로 분할하며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관렵업계는 국내 맥주시장 규모를 약 200만㎘(약 2조 원 규모)로 추산한다. 롯데주류가 10만㎘를 생산해 시장에 안착한다면 확보가능한 점유율은 약 5%에 달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는 매출로는 약 10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또한 오는 2017년까지 추가로 7000여 억 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5배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 '롯데' 유통망 적극 활용... 맥주 시장 점유율 5% 노린다
민기식 롯데주류 맥주영업부문장은 "연말까지 국내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5%를 달성하는 게 가장 가까운 목표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은 롯데의 자신감은 맥주의 '맛'과 '유통망'에서 나온다.
먼저 기존 국내 맥주 제조 업체와는 전혀 다른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적용해 맛과 향의 풍미를 더했다. 또한 풍부한 '거품'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창균 주류담당 마케팅 이사는 "소비자들 상당수가 국내 맥주는 맛에 특징이 없고 싱겁다고 생각하며 풍부한 거품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며 "맥주의 종주국 영국과 독일의 기술력의 도움을 받아 이 같은 요소들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확대되고 있는 수입맥주 시장도 노린다는 계산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수입맥주시장은 2008년 대비 지난해까지 2배 가까이 커졌다. 2008년 수입액은 3937만 달러(4319만 L)에 불과했으나 2012년 7359만 달러(7475만 L)로 수입액이 급격히 늘었다. 금액면에서는 86%, 양적으론 73%가 증가한 셈이다. 맥주의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수입 맥주 시장을 키웠다.
즉 롯데칠성음료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한 국내 맥주 시장과 수입맥주 시장의 접점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롯데'의 강점인 단연 뛰어난 유통 능력은 성공 가능성을 배가 시킨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수퍼-세븐일레븐'으로 이어지는 유통체인은 국내에서 따라올 업체가 없다. 또한 일본 전통의 아사히맥주는 수입 판매해본 경험도 있다. 여기에 소주 등 다른 주종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은 초기 6개월이 가장 중요해 이때 전력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맥주는 롯데칠성음료의 신성장동력임과 동시에 그간 M&A로 커온 롯데그룹이 자체 개발을 통해서 새로운 분야 개척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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