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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롯데아사히, 한지붕 아래 맥주 경쟁 가속 '프리미엄' 맥주로 격돌…'협업과 경쟁' 갈림길

충주=신수아 기자공개 2014-04-08 08:31: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7일 13: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Kloud)'를 런칭하며 롯데아사히주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맛과 품질면에서 프리미엄 수입 맥주에 버금가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터라 한지붕 아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은 4월 말부터 '클라우드(Kloud)' 맥주를 판매할 예정이다. 먼저 마트와 편의점 등의 채널을 통해 가정용 맥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를 통해 국산 맥주 맛의 '프리미엄화'를 공언하고 있다. 기존 국내 맥주의 소비자들이 특징이 없고 싱거운 국산 맥주에 실증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해, 풍부한 거품과 깊은 맛에 중점을 둔 정통 맥주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우창균 롯데주류 마케팅 담당 이사는 지난 4일 충주 맥주공장에서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현재 국내 시장의 1등 맥주, 수입 맥주 시장의 1등 맥주 보다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며 "(클라우드는)국내 맥주로는 유일하게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적용하고 독일 등 엄선된 유럽의 호프와 효모를 사용해 만든 프리미엄 리얼맥주"라고 밝혔다.

현재 대형마트·편의점 기준 국내 수입맥주 시장의 1등은 '아사히'맥주다. 공교롭게도 아사히 맥주를 수입·판매하는 곳은 '롯데아사히주류(이하 '롯데아사히')'다. 롯데아사히는 롯데칠성음료와 일본 아사히맥주가 공동 출자해 2004년 설립됐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아사히의 지분 6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롯데아사히는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사히맥주를 선보인 이래 2010년까지 5년간 매년 평균 54%씩 판매량을 늘린 바 있다. 2011년 와인사업부문을 롯데주류BG(현재는 롯데칠성음료에 흡수합병)에 넘긴 이후에도 연간 매출을 11% 키웠다. 2012년 681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770억 원으로 늘어났다. 롯데칠성음료의 마케팅과 유통의 노하우가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제 1등 수입 맥주로 성장한 아사히 맥주는 롯데칠성음료에겐 '경쟁자'다. 현재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가 복점 상태를 이룬 국내 맥주 시장과 연평균 20%씩 성장하는 수입맥주 시장의 '접점'이 롯데칠성음료에겐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경쟁의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클라우드'의 가격은 기존 국산 맥주보다는 높지만 수입 맥주보다는 저렴한 선에서 산정될 예정이다. 맛은 수입 맥주 급으로 갖추되 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해 인지도를 쌓겠다는 복안이다.

우창균 이사는 "국내 맥주가 편향된 맥주, 즉 소주와 섞어 먹기 평이한 맛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맥주만을 마시고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맥주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맛의 상향 평준화를 위한 노력이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사히 맥주는 2013년 3월 기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수입 맥주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진출 초기 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선 '클라우드'에겐 피할 수 없는 경쟁 상대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 이어 넘어야 할 산인 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경쟁을 위해서 차별화가 필요했다. 이름부터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클라우드는 맥주 거품을 뜻하는 '구름(cloud)'의 앞글자를 한국(Korea)의 ‘K'로 바꿔 결합한 조어다. 한국의 대표 맥주가 되겠다는 목표다. 로고와 제품 표기는 '유럽식'을 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K'의 코리아(Korea)를 강조하면서 기존 롯데의 제품이 갖고 있는 일본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특히 '맥주'는 롯데칠성음료의 신성장동력임과 동시에 그간 M&A로 커 온 롯데그룹이 자체 개발을 통해서 새로운 분야 개척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공장 설명회 현장에 배석한 롯데주류의 관계자는 "롯데아사히는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라며 "프리미엄의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롯데 맥주만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가 맥주를 만들겠다고 선포한 초기, 관련 업계는 '아사히' 맥주와 유사한 제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아사히의 협업과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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