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스토리금융='전직원의 PB화' 지점별 스토리 팀장 선발…직원 1인당 스토리고객 10~20명 선정해 관리
윤동희 기자공개 2014-05-19 11:20:15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9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의류 가게를 운영하는 젊은 자영업자 A씨. A씨는 카드론 이자납부 차 국민은행에 내점했다. A씨는 그동안 고금리 카드론이나 타사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급한 물건 대금을 지급해왔다. A씨는 이 같은 대금지급 습관이 자신의 신용등급을 8등급까지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국민은행 직원과의 상담 중에 알게 됐다. 상담을 도왔던 은행직원은 이후 A씨의 매장을 방문해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는 담보대출 방법과 사업자 저리대출 서비스 등을 안내했다. 카드론 대환과 현금서비스 상환 등의 작업을 통해 신용등급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다. A씨는 "매장을 오픈하고 근 3년 넘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나의 신용등급이 왜 이렇게 나쁜지, 대안은 없는지에 대해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며 국민은행의 대우에 흡족해 했다. 현재 A씨의 신용등급은 5등급까지 상승했고, 매장 확장 계획에 따라 국민은행은 지원 또한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예금에 가입했던 B씨. B씨는 어느 날, 개인적 사정이 있다며 만기일 이전에 예금 3억 원을 전액 인출해갔다. 자세한 이유는 몰랐지만, 이탈고객 관리도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담당 은행 직원은 B씨에 주 1회 정도 안부전화를 했다. 어느 정도 친밀감이 형성되자, B씨는 현금 중도 인출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부모가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재선정을 하는데 자녀들의 재산현황 정보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빼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자녀의 재산이 어디까지 확인이 되고, 자녀의 재산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하는지에 대해 정보가 없어 답답해하던 B씨를 위해 은행직원은 동사무소와 구청을 통해 B씨에 기준금액과 범위에 대해 안내했다. 임시적으로 예금을 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을 자세히 설명했다. 몇 주후 고객은 해지했던 3억 원의 예금을 국민은행에 재예치했고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
A씨와 B씨의 이야기는 국민은행 지점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례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취임 후 경영 기치로 내걸었던 '스토리금융'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스토리금융을 강조하긴 했어도 영업일선의 직원들은 스토리금융을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명확하지 않았다. 고객중심의 영업이라고는 하나, 스토리금융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하지만 사례에서 나타나듯, 스토리금융은 전 직원이 PB(Private Banker)처럼 고객을 응대하는 차원의 내용이라고 보면 의미를 이해하기 쉽다.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상황에 맞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데서 스토리금융이 직원에 요구하는 역할이 PB와 비슷하다.
◇ 스토리 담당자·스토리 데이 지정…지난 3월부터 스토리금융 구현 체계 도입
'전 직원의 PB화'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국민은행은 지난 3월 각 지점마다 스토리 담당자를 선정했다. 주로 VIP 고객을 담당하는 VM이 스토리 팀장으로 선정되는데, VM이 아니더라도 전입시기나 언어소통 능력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스토리 팀장은 지점 간, 지점 내 스토리금융 사례를 공유하고 전 직원의 고객만족(CS) 마인드를 제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 직원이 스토리금융에 동참하도록 헬퍼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영업점 직원들은 각자가 응대하는 고객 중 스토리 고객을 선정한다. 한 지점에는 하루에도 많게는 400명이 넘게 방문하기 때문에 모든 방문고객이 스토리 고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 행원이 판단하기에 관리가 필요할 것 같은 고객 10~30여 명을 선정한다. 선정 이유도 함께 등록해 점포장 등으로부터 스토리 고객 섭외일지를 점검받는다.
국민은행은 형식적으로 스토리 고객을 관리하는 것을 막기위해 각 지점에서 정기적으로 스토리 데이를 운영하면서 선정 사유와 실제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도록 권하고 있다. 스토리 데이는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스토리 담당자가 주관 아래 자율적으로 스토리금융과 관련한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은행에서는 주 1회, 30분 이내로 진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스토리 데이에서는 직원이 맡은 스토리고객을 소개하고 선정 사유와 니즈를 파악하는 스킬, 고객 관리방법 등을 공유한다. 타 지점의 우수사례를 듣거나 전문가로부터 코칭을 받기도 한다. 자발적으로 고객만족(CS)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함께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갖는다.
지점장 등 점포 책임자는 새로 도입한 현장형 CS를 통해 사후관리를 진행한다. 현장형 CS는 그간 일괄적으로 센터를 통해 이뤄지던 CS 측정에서 벗어나, 지점장이 고객에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 및 직원 응대 만족 여부를 묻는 제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 설문 결과 82.4%가 스토리금융의 취지와 방향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부적으로 스토리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구체적으로 스토리금융이 구현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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