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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병상'…사업재편 속도붙나 건강악화로 경영공백 우려..SDS 상장 속도· 사업 구조조정 '촉각'

박창현 기자공개 2014-05-12 08:21:52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1일 1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건강 악화로 병상에 누웠다. 삼성그룹 측은 뇌손상 등 후유증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나이와 과거 병력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이건희 체제를 준비해야하는 단계인 만큼 후계 승계를 위한 사업 재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 11시 경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한 이 회장은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응급조치를 받았다. 상황이 호전되면서 11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스탠트 시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 달 초 96일 만에 귀국한 후 광폭 행보를 보였다. 귀국 후 보름 여만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핵심 팀장(사장)들을 삼성전자로 전진 배치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마하 경영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현장 지원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달 초에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자녀들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의 상장 결정을 내렸다. 상장 시 자녀들이 수 조 원의 투자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계 승계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히고 있다.

마하경영과 후계 승계의 초석을 마련한 이 회장의 건강에 이상 증후가 포착됨에 따라 향후 삼성그룹은 포스트 이건희 체제 구축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경영 전략 구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나이와 과거 지병을 고려할 때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SDS 상장을 중심으로 후계 승계를 준비하는 동시에 사업구조 재편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삼성SDS-삼성SNS 합병과 삼성석유화학-삼성종합화학 합병,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양수 등 제조업 중심의 사업 재편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금융부문이 타깃이 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사들이는 안건을 의결했고 삼성증권도 삼성생명 등에서 삼성선물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100%로 높이기로 했다. 여러 곳에서 나눠 가진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선물의 지분을 각각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에 몰아줘 지분구조를 단순화한 것이 골자다.

이제 시장의 눈은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처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과 순환출자 구조 해소, 3세 승계 향방 등 다양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후속 사업재편 계획으로는 삼성 건설 계열사 간 합병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구조조정 시나리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업 재편의 경우, 포스트 이건희 체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인 만큼 그 처리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진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오너 지분 보유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재편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고 있다"며 "당장 오너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후계 승계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삼성SDS에 대한 상장 절차를 더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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