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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험 80조원, 불투명한 운용정보 [변액보험 운용분석]자금 운용 대부분 아웃소싱…관련 정보는 부족

이승우 기자공개 2014-05-28 12:02: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9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변액보험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성장해 80조 원대에 이르렀지만, 운용의 투명성은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변액보험의 대부분이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를 통해 외부에 위탁운용되고 있지만, 이들이 어떻게 운용을 하고 있는지 가입자는 전혀 알 길이 없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것은 수박 겉핥기 식의 펀드유형에 대한 정보일 뿐이다.

◇ 보험사 vs 운용사, 운용주체 대체 누구

변액보험은 운용수익에 따라 향후 보험금 수준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일반 보험상품의 공시이율 리스크는 보험사에게 주어지지만 변액보험 수익률에 대한 리스크는 가입자가 떠안게 되는 셈이다.

가입자는 보험사가 정해 놓은 펀드 유형을 몇 개 선택하게 되고, 보험사는 고객이 선택한 유형에 따라 직접 또는 위탁계약을 통해 자금을 운용한다. 일부 보장성 특약을 붙이는 경우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변액보험이나 펀드가 다를 바 없다.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보험사를 통해 파는 펀드 상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펀드 수익률에 따른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의 리스크는 모두 가입자에게 주어져 있다"고 말했다.

변액보험의 운용 주체는 누구일까. 물론 형식적으로는 보험사가 운용의 책임을 지고 있지만, 실제 운용주체는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이다. 대부분 보험사는 고객이 맡긴 보험료로 시중에 나와 있는 펀드에 가입하든지(fund of fund), 개별 펀드 유형을 특정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에 전적으로 일임한다. 보험사가 설정하는 펀드 유형은 적게는 10개, 많게는 60개 이상이 된다.

변액보험의 포트폴리오 변경 등을 보험사에서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리서치나 리스크관리 등을 포함한 운용시스템도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운용의 기준, 포트폴리오 조정 등 자금관리의 대부분이 아예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변액보험 규모가 조 단위가 넘는데 이를 관리하는 인원은 몇 명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경우 현실적으로 변액보험 포트폴리오 관리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변액보험 운용 주체가 이를 팔고 있는 보험사보다는 운용사에 무게가 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자금 모집은 공모, 정보 공개는 사모

보험사의 펀드 유형 정보보다는 자금을 실제로 관리하고 운용하는 운용사에 대한 정보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변액보험의 운용을 어느 자산운용사, 어느 펀드매니저에게 맡기는 지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액보험의 경우 보험사가 수익률 변동 위험을 지지 않기 때문에 실제 자산운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사후관리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사후적으로 공개되는 변액보험 운용보고서에도 보험사 펀드 유형 내 속하는 하위 개별 펀드에 대한 수익률 현황과 운용사, 펀드 매니저 등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

또 보험사가 정한 개별 펀드 유형의 세부 내역에 큰 변화가 생겨도 관련 정보에 대해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고할 의무가 없다. 예를 들면 유형 A 펀드내 세부 운용사인 a와 b, c의 교체 및 집행 자금의 비중 변화 등은 사후적으로도 보고가 되지 않는다. 이 모두를 묶어 사후적으로 유형 A 펀드의 수익률 정도만 고객들에게 전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금을 모집하는 공모펀드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운용 관련 정보 공개 정도는 사모펀드와 다름 없다"며 "가입자가 선택한 펀드 유형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공개가 더 정확히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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