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리포트]폴바셋·크리스탈제이드…매일유업의 차별화 전략미식가 김정완 회장 의중 반영, '변화·성공한 브랜드' 초점
신수아 기자공개 2014-05-26 08:35: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0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 바셋(Paul Bassett)'. 블랙톤의 묵직한 간판을 가만히 들여다보아야 커피전문점임을 눈치 챌 수 있다. 그마저도 작게 쓰인 '바리스타'라는 글씨를 캐치하지 못하면 가게에 대한 의문은 미궁 속에 빠져 들고 만다. 매일유업의 커피전문점 '폴 바셋'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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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야', '더 키친 살바토레', '골든 버거 리퍼브릭' 그리고 '폴바셋'과 '크리스탈제이드'로 대표되는 다채로운 매일유업 외식 브랜드는 재계에서도 미식가로 유명한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애정이 담겨있다는 평가다.
매일유업이 '외식업'에 뛰어든 것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매일유업 내 외식사업부를 설립한 후 이후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왔다. 이 시점은 2008년 김 회장이 매입유업 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사실상 경영을 총괄하던 시점과 맞물리기도 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알아주는 미식가"라며 "해외에 나가서도 유명 레스토랑을 경험해보고 국내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는지 여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 '2등의 반란' 트렌드에 '베리에이션(Variation)' 주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폴 바셋'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매일유업 외식업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외식업 트렌드를 차용하는 동시에 '변화(Variation)'를 준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에게 '아메리카노(Americano)', '까페라떼(Cafe latte)', '카푸치노(Cappuccino)' 등 대표적인 커피 음료는 익숙해진지 오래다. 커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점차 커피 원두까지 미묘한 맛의 차이를 말하는 사람들도 대거 늘었다.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든 매일유업의 '폴 바셋'은 초기만해도 모험이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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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는 '차별성'에 있었다. 마치 해외 유명 부티크(Boutique) 처럼 바리스타의 이름만 내건 간판에 기존 커피 전문점에서 볼 수 없는 에스프레스 베리에이션(Espresso Variation, 에스프레소 샷을 활용한 다양한 커피 음료) 을 메뉴 전면에 실었다. '리스트레토(Ristretto)', '룽고(Lungo)', '마키아토(Macchiato)'. 직접 육성한 전문 바리스타들의 손길이 닿은 스트레이트 커피는 마니아층을 타고 급격하게 인지도를 쌓기에 충분한 전략이었다.
첫 해 1개의 매장이 2년 후 10개로, 또 다시 2년 후 23개로 차근차근 늘어나며 연간 12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 해도 추가로 10개의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매일유업의 외식업 차별화 전략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홍콩식 딤섬과 비비큐(BBQ)중심으로한 정통 광둥식 요리를 선보이는 '크리스탈 제이드' 역시 자장면으로 대표되는 국내 중식 시장과 차별화 되는 컨셉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2009년 매일유업은 크리스탈제이드 브랜드의 운영사 한국 법인의 지분을 인수해 사업에 진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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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어느 한 쪽에 특별히 무게를 두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외식 브랜드를 선보이며 일종의 '푸드 얼리어답터'와 '마니아'를 중심으로 공략한다"고 설명했다.
◇성공한 브랜드만 '독립의 영광' 누린다
외식업의 '덩치 키우기' 전략보다는 평판 쌓기에 주력해 온 매일유업은 김 회장의 의중이 깊게 반영되며 충분히 검증된 브랜드만 살아남는다는 점을 확고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1개 매장만을 운영중이던 인도카레 브랜드 '달'과 일본식 경양식 전문점 '만텐보시', 돈까스 전문점 '안즈'를 잇따라 정리했다. '만텐보시'의 경우 폐업을 결정했으나, 해외 브랜드 '달'과 '안즈'는 해당 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영업권을 양도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매일유업이 키울 수 있는 브랜드만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외식사업을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일부 매장을 정리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폴 바셋' 등 선전하는 브랜드를 지속 육성하고 대중적인 아이템 선정에 집중하며 운영 효율화에 용이한 모델 채택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초기 투자 비용의 부담을 덜어낸 '폴바셋'은 지난해 '엠즈씨드주식회사'라는 이름 하에 독립법인으로 거듭났다. 런칭 후 3년 만에 연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던 만큼 독립 법인 형태로 전문성을 점차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당초 조인트벤처 형태로 인수했던 '크리스타제이드'의 법인명은 지난해 '크리스탈제이드팰리스레스토랑'에서 '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로 변경했다. 확장 전략을 토대로 성장을 거듭한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50% 성장한 92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15억 원 규모이던 순손실 규모도 지난해 4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앞선 외식 업계 관계자는 "별도로 운영되면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높이고 사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사업 초기 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에 별도 법인으로 운영될 경우 적나라한 적자 상황이 전면에 드러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업의 경우 비교적 이윤이 적고 식자재의 공급이나 위생 등 외부 요인 등 위험성이 많기 때문에 확장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즉 이러한 부분을 감안한 매일유업이 '검증'을 거쳐 독립 수순을 밟는다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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