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리포트]동원참치, '고급'의 딜레마10년 지나도 매장수 정체..그룹 이미지 타격 우려에 변신 더뎌
문병선 기자공개 2014-05-07 08:28: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9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한 분위기에 룸(room) 식으로 구성된 매장'.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대다수 일식집 인테리어다. 오픈형으로 운영되는 곳도 제법 늘었으나 가격 탓인지 대부분의 일식집은 VIP층을 주타깃층으로 잡는 인테리어에 고가의 횟감을 판매하는 고급화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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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으로 참치의 대중화에 성공한 국내 대표 수산식품 기업인 동원그룹이 참치횟감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만큼은 고급화를 지향할 수 밖에 없었던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비싼 참치회가 팔리는 곳은 빌딩이 즐비한 다운타운이 많고 다운타운에서 매장을 열려면 필연적으로 고가의 임대료를 지급해야 했다.
동원참치를 이따금 이용하는 한 고객은 "일식집과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녁에 더 많이 찾게 된다"며 "일반 점심식사 자리에선 주로 일식집을 찾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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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한 관계자는 "동원참치의 프랜차이즈 아이덴티티(정체성)는 각 매장이 해당 상권에서 1등이 되도록한다는 것"이라며 "경쟁 위주로 싼 참치횟감을 들여와 중저가로 판매하는 빈약한 업체들도 있으나 동원참치는 과도하게 가맹을 유도한다든지 경쟁적으로 외형을 늘려가지 않는 소점포 개설전략을 쓴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도시에서 보여지는 '동원참치' 간판은 바로 소비자와 대면하고 있는 동원그룹의 이미지라고 김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룹 이미지에 벗어난 외식업체를 꾸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동원참치 체인점은 작년말 기준 전국 85개에 불과하다. 소점포 개설전략 때문이지만,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동원참치 프랜차이즈 매장은 수년전 100여개였다. 10여년 전과도 매장수는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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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참치 외에도 국내 대표 수산식품 재벌인 동원그룹이 유독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만큼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그동안 동원그룹은 여러차례 외식업에 도전했으나 번번히 쓴맛을 봐 왔다.
1999년 동원산업은 그룹의 최초 가맹 사업인 '일품나라'를 론칭했다. 쌀과 김치, 먹는샘물을 비롯해 각종 식품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론칭 초기 130여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순항하는 듯 했으나 가맹점들은 2004년경 흔적없이 사라졌다.
일품나라를 의욕적으로 전개하던 때와 비슷한 시기 동원그룹은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방위로 개시했다. 2002년 동원F&B를 통해 커피전문점 '카페 엘파소(Cafe Elpaso)' 사업을 시작했고 2003년에는 우동전문점 '그랑누들'을 명동에 오픈하기도 했다. 2003년말에는 샌드프레소(Sandpresso)를 인수했다. 그러나 동원참치와 샌드프레소를 제외하고 대부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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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동원참치와 샌드프레소도 뚜렷한 성장을 꾀하지는 않는다. 경쟁 수산업체의 참치횟집이 모두 사라질 때 동원참치만 살아남은 점에 위안을 삼는 정도다.
동원참치 프랜차이즈 영업부 관계자는 "매장수가 줄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 이유는 기존 매장 중에서도 10여년 이상 노후화된 매장이 많아 이런 매장을 바뀐 시스템에 의한 새로운 매장으로 교체하는 과정"이라며 "국내 외식산업 고객들의 수준은 상당히 올라갔는데 노후화된 매장과 분위기, 메뉴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동원참치는 여러해 동안 마트 등에 참치횟감 판매를 늘리고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중저가 메뉴를 내놓는 등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경영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10여년전부터 바다식품 산업에서 육지식품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으나 참치캔이 워낙 견고한 수익을 보장해 줘 도전보다는 안정화돼 있는 조직"이라며 "외식산업은 동원그룹내 0.06%의 매출에 불과한데 이 시장에서 오너 일가가 별다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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