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대체투자 비중, 해외 연기금 비해 크게 낮아 [기로에 선 국민연금]②기금고갈 시작되면 채권+물가연동상품 투자 늘려
이상균 기자공개 2014-05-30 15:39:31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8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는 채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꾸준히 주식과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여 왔지만 비교가능한 해외 연기금들에 비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국민연금과 가장 성격이 겹치는 캐나다 국민연금(CPPIB)과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의 경우 주식과 대체투자의 비중이 60%를 넘는다.해외 대형 공적연금들은 기금이 증가할 때는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기금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채권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 같은 운용 패턴으로 보자면 국민연금이 다소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주식과 대체투자의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거 중 하나다.
◇주식 비중 국민연금 30.1% VS CPPIB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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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국내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56.1%에 달했다. 해외 채권(4.3%)까지 합치면 채권 비중이 60%를 넘는다. 2010년 70.7%(국내 66.6% + 해외 4.1%)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아졌지만 여전히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식은 국내(19.7%)와 해외(10.4%)를 합쳐 30.1%다. 2010년 23.2%에 비해 7%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대체투자의 경우 9.4%(국내 4.8%, 해외 4.6%)로 3년 전보다 3.6%포인트 증가했다.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해외 연기금에 비해 채권 위주의 안정자산에 쏠려있다. 국내 투자 비중도 80.7%에 달한다. 최근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과 대체,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반면 자산 규모 190조 원인 CPPIB의 경우 지난해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41.6%로 가장 많다. 국내 주식(8.4%)까지 합치면 절반이 주식에 몰려있다. 대체투자는 부동산 10.8%, 시설투자 6.1% 등 16.9%다. 해외 투자 비중은 63.3%에 달한다. 국민연금과 비교하면 주식은 19.9%포인트, 대체투자는 7.5%포인트, 해외투자는 42%포인트 많다. 특이한 점은 CPPIB가 해외채권에는 전혀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을 액티브하게 운용하기 보다는 만기 보유를 선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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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PERS는 2012년 기준 자산 270조 원 중 25.2%를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해외주식은 23.3%로 주식 비중이 48.5%에 이른다. 부동산(10.6%)을 포함한 대체투자 비중은 25.2%로 CPPIB보다 높다. 채권은 국내(19.9%)와 해외(1.5%)를 합쳐 2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CPPIB와 CalPERS의 최근 10년간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공통적인 변화가 있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은 줄이고 해외 주식투자와 대체투자는 늘렸다는 점이다. 해외투자 비중도 꾸준히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종욱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향후 20년간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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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고갈 시작되면 채권 비중 높아져
국민연금의 공격적 투자 포트폴리오는 기금 규모가 최대치에 이르는 2043년까지다. 이후에는 기금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이전과는 정반대로 채권 비중을 높여야 한다.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지급액이 많아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기금 고갈이 시작되는 CPPIB의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는 국민연금에게 시사점이 크다.
CPPIB는 2010년부터 2035년까지 시기별로 투자 전략을 두 단계로 나눴다. 기금 규모가 증가하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를 1단계로 설정하고 위험 자산 비중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규 채권투자를 자제하는 반면, 주식투자 비중은 55%(국내 주식 15%, 해외 선진국 주식 35%, 신흥국 주식 5%)로 유지할 예정이다. 대신,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2단계인 2014년부터 2035년까지는 투자 전략이 크게 바뀐다. 주식을 42%(국내 주식 15%, 해외 선진국 주식 22%, 신흥국 주식 5%)로 줄이고 채권은 31.5%에서 40%로, 물가연동상품은 13.5%에서 15%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2021년부터 CPPIB의 연금지급액이 보험료 수입보다 많아지기 때문이다. 2031년부터 기금이 고갈되기 시작하는 국민연금보다 10년이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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