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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차입전략, 회사채로 무게중심 옮기나 [상반기 Big Issuer 분석]1월·4월 7000억, 연 평균액 압도…조달 안정성 측면에서 필요성 증가

황철 기자공개 2014-06-26 10:06:15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3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에 어느 때보다 적극 나서고 있다. 상반기에만 연 평균 발행액을 훌쩍 넘는 자금을 조달했고 투자 수요만 받쳐준다면 당초 예정액 이상의 증액 발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유통업 특유의 풍부한 영업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환 수요 이상의 장기 차입을 최대한 자제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최근 신규 출점, 신사업 진출, 각종 지분투자를 벌인 결과 에비타창출력을 넘어서는 자금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소비 부진과 의무휴일제 도입 등으로 성장성이 떨어진 점도 장기조달 확대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 적극적 증액 발행, 장기 조달 최소화 전략 수정?

이마트는 상반기 70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월과 4월 각각 3000억 원, 4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딜을 이어갔다. 당초 2000억 원, 3000억 원의 공모에 나섰지만 수요예측에서 두 번 모두 오버 부킹돼 증액 발행했다.

상반기 조달액은 국내 비금융 일반기업 중 NH농협금융지주, LG전자, 한국남부발전, 현대제철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이마트는 지난해 단 한 차례 2000억 원의 원화 채권만 찍었다. 올해 상반기 조달액은 이미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채권 발행액이 가장 많았던 2011년과 2012년 연간 조달액 8000억 원(외표채 포함, 달러/원 환율 1000원 가정)에 근접해 있다. 연말까지 이런 추세를 유지하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조달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마트

이마트는 과거 신세계 시절 때부터 차환 수요 이상의 장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매출채권 회전율이 높은 유통업 특성 상 내부에 현금을 쌓아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간 1조 원이 넘는 에비타(EBITDA)를 창출하고 있어 웬만한 비용은 내부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영업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자금 공백은 기업어음 등을 활용해 메웠다.

이 같은 전략은 표면적으로는 아직까지 유효하다. 2011년 이후 장기 차입이 늘고 있지만 필요 이상까지 조달을 확대하지는 않고 있다. 3월말 현재 현금성자산이 110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단기적으로 필요한 자금은 약 3000억~4000억 원 가량의 기업어음을 수시로 발행해 대처하고 있다.

◇ 상시적 투자 비용 발생, 내부현금창출력으로 부족

상반기 채권 발행 역시 2011년 찍은 회사채의 대규모 만기도래가 일차적인 이유였다. 1월과 4월 3억 달러씩의 외화표시채권 만기가 있었고 이를 원화 공모채로 차환했다. 그러나 올해 두 번의 증액 발행에서 알 수 있듯 과거와는 사뭇 다른 조달 전략상의 변화가 감지된다. 투자 수요에 맞춰 차환 수요 이상의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채권 발행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시적인 점포 확장과 신사업 진출, 각종 지분투자 등에 연간 1.5조 원 이상의 비용이 당분간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대규모 자금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이상, 장기 채권을 통해 적정 유동성을 확보하고 조달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의 경우 유통 업태 중 경기민감도가 낮은 편이어서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신세계 계열의 경우 보유 현금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에 유사시 재무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장기채 발행을 통해 적정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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