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품은 한진그룹, 지주사 전환 '꼬이네' 오너일가 '한진칼-대한항공' 주식 교환위해 주가 상승 '절실'
양정우 기자공개 2014-07-01 11:16: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7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서면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꼬여가고 있다. 체제 전환의 신호탄으로 '한진칼-대한항공'의 인적 분할을 실시한지도 벌써 1년이 흘렀다.대한항공은 지난 17일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0억 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자 한진그룹이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서 예고한대로다. 이날 출자로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2%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한 이후로 대한항공의 주가는 급락을 거듭했다. 지난 5년 동안 최저치인 2만 6850원까지 떨어졌었다. 지난해 10월 말 종가 3만 8400원이었던 주가가 불과 두 달 사이 43%나 빠졌다.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 우려가 그만큼 깊었다. 출자가 현실이 된 이날 역시 주가(3만 3550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저조한 주가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주가 향방은 한진그룹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주회사 전환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키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오너 일가가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식 교환이 필수적이다. 오너가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을 한진칼에 건네고 그 대가로 한진칼 지분을 받는다.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분을 공정거래법이 요구하는 지회사 지분율(20%)까지 확보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절차다. 현재 오너 일가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각각 지분 10%를 갖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분 6.76%를 보유 중이고,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이 모두 1.08%씩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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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교환을 진행할 때는 대한항공의 주가가 높을수록 오너 일가에 유리하다. 대한항공이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는 주가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의 주가가 높은 만큼 한진칼 지분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유상증자로 당장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1조 원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다만 바닥을 다지는 주가 흐름을 한층 공고히 했다. 한진해운의 실적 회복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확실하게 지분을 취득한 만큼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가능성도 우려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올해만 두번째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것도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주된 목적이다. 현재 한진그룹은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이 지분 27.2%를 쥐고 있는 정석기업을 활용하는 방안이 관심사다. 오너가 지주회사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한진도 대한항공 지분 9.9%를 들고 있기에 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를 짜는 데 중요하게 활용될 계열사다.
시장에서는 '한진칼-한진-정석기업'을 합병하는 방안과 '한진칼-정석기업'을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점쳐지고 있다. 한진의 투자부문을 따로 떼어낸 뒤 '한진칼-정석기업'과 합병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지배구조 전문 회계사는 "컨설팅을 진행해보면 결국 오너들은 최종적으로 지주회사의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라며 "주가가 원하는 선까지 오기 전에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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