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기업 자사주 매입..오너일가 영향은? 조양호 회장, '현금 확보·실질 지배력 강화' 선택 가능..지주사 전환 행보 관심
박창현 기자공개 2014-07-10 09:39: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9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주주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취득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 지주회사 전환의 키를 쥔 계열사라는 점에서 주주별 주식 매각 여부에 따라 다양한 지배구조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특히 개인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은 이번 거래를 현금 확보와 실질적 지배력 확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9일 한진그룹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석기업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취득 승인 안건을 결의했다. 매입 대상 주식은 정석기업이 발행한 보통주 187만 6835주(100%) 전량이다. 주주 본인이 원한다면 주식을 전부 매입하겠다는 뜻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몇 몇 정석기업 주주들의 요청이 있어 자주사 취득 결정을 내렸다"며 "주주 가치 제고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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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기업은 부동산 매매·임대와 건물 관리를 하는 계열사로 한진그룹의 부동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48.28%)이고, 나머지 지분을 조양호 회장 일가가 나눠 갖고 있다. 조 회장 개인 지분은 27.21%이며, 맏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부사장, 막내딸 조현민 전무 등 삼남매가 각각 1.28%를 보유하고 있다.
친인척 보유량도 적지 않다. 조양호 회장의 어머니인 김정일 여사와 누나인 조현숙 씨 지분율이 각각 1.45%, 0.56%다. 조양호 회장의 매형이자 대한항공 상임법률고문인 이태희 씨는 개인 주주로는 조양호 회장 다음으로 많은 8.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2711억 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한진칼(6.76%) 및 ㈜한진(6.87%)과 비교해 그룹 오너인 조양호 회장 개인지분이 많아서 향후 지주사 전환과 지배력 확대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키를 쥔 정석기업이 자사주 취득 카드를 꺼내 들면서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자사주 취득은 주주 선택 사항인 만큼 조양호 회장은 시장 상황과 지배구조 시나리오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선택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자사주 매입에 응해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정석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총액은 2935억 원에 달한다. 한 주당 순자산가액은 약 15만 6410원 수준이다. 주식 51만 여주를 확보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은 순자산가액 기준으로 총 800여 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정식기업 지분을 지주사 전환에 활용하기 보다는 현금을 들고 직접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주사 매입에 응하지 않고 그룹 실질 지배력을 높이는데 보유 주식을 활용할 수도 있다. 현재 순환 출자 해소와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한 방안으로 △㈜한진+한진칼+정석기업과 △㈜한진+정석기업 △한진칼+정석기업 등 다양한 합병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정석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 합병 지주사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주주 일부가 자사주 매입에 참여해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정석기업 유통 주식수가 줄어들어 조양호 회장의 실질 지배력이 강화된다. 더 나아가 한진칼이나 ㈜한진 등 다른 계열사와 합병할 경우, 정석기업 자사주가 합병기업의 자사주가 되기 때문에 이 역시 그룹 오너일가 지배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 이번 자사주 매입이 지배 오너일가를 명확히 가르는 기준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석기업은 조양호 회장을 비롯해 6명의 친인척이 주주로 올라가 있다. 그룹 경영과 관련이 없는 친인척에게 보유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는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두 딸인 조현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의 주식 처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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