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 만성적자에 자본잠식까지 '값비싼 수업료'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낮은 인지도 등 영향 대부분 적자 허덕...모회사 재무에도 부담
김선규 기자공개 2014-07-17 08:2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4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학습지 1위업체인 대교가 해외시장에서는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며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로 적자폭을 줄여나갈 계획이지만 당분간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교는 지난 1분기 해외교육사업에서 1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 대비(순손실 4억 원) 손실 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대교의 해외교육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9개 해외법인 중 7개가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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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는 1991년 미국 LA에 현지법인 '대교 아메리카'를 설립해 처음 해외에 진출했다. 이후 2004년 말레이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 본격적인 해외진출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사업은 해외 현지인에게 제공되는 Eye Level(아이레벨) 교육 비즈니스와 해외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눈높이 교육 사업으로 분류된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교민대상 사업을 해오던 대교는 신흥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아이레벨의 이전 브랜드인 '이노피'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해외진출을 위한 브랜드 변경과 현지화 전략에도 성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대교의 해외사업이 순조롭지 못한 이유는 각국의 교육시장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은 국가 경영의 근간으로 각국이 추구하는 교육정책이 달라 제도, 인프라 등이 상이해 교육사업의 해외 진출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교가 글로벌 교육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대교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신흥국은 공교육 시스템이 덜 발달돼 사교육 수요가 높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우 부유층을 중심으로 사교육시장이 매년 30%이상 증가하고 있다. 실제 일본의 교육기업인 구몬교육연구회는 고가-고품질 전략을 앞세워 이들 신흥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사업은 일단 궤도에 오르면 잘 굴러가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라며 "현재 신흥국은 한국의 80~90년대처럼 교육열이 높아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만 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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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교의 경우는 브랜드력이 미비하고 교육 상품 자체의 인지도와 신뢰도가 낮다. 홍콩에서 옥스퍼드와 롱맨 등이 뜨는 이유는 상품 자체의 지명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학부모들은 지명도에 약하기 때문에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대교는 브랜드력이 아직 미비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지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대교의 해외 법인들은 설립 이후 만성적자를 앓고 있다. 일부 법인은 지속적인 손실로 재무구조마저 악화됐다. 대교아메리카는 부분 자본잠식을 지속해오다 올해 1분기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대교말레이시아와 대교인도네시아의 부채비율은 200%가 넘은 지 이미 오래다.
이들 해외법인들은 올해도 적자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지사정에 맞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비용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고 현지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단기간 내 수익성을 보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사업의 지속되는 순손실은 모기업인 대교까지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대교가 국내 교육서비스 사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12억 원이다. 반면 해외교육사업에서 영업손실 14억 원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은 98억 원으로 감소했다. 즉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해외에서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대교 해외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교육서비스 시장의 성장 둔화로 시장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해외법인의 실적 저하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대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능력이 양호하고 우량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해외법인이 적자를 하더라도 경영활동에 큰 무리는 없다고 본다"며 "하지만 대교의 수익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법인의 지속적인 손실 누적은 대교에 적지않은 재무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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