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물사업 뛰어든 대교홀딩스, '헛물만 켰다' 자회사 강원심층수 업황 부진에 휘청…유동성 고갈로 부분자본잠식

김선규 기자공개 2014-06-23 08:02:21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9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교홀딩스가 지난 수년간 수백억 원을 투입해 공을 들인 해양심층수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비싼 해양 심층수를 구매하려는 고급 생수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강행,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교홀딩스 자회사인 강원심층수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47억, 35억 원을 기록했다. 2009년 해양심층수인 천년동안'을 판매한 이후 한해도 흑자를 내지 못해 누적 결손금이 200억 원에 달한다.

clip20140619141955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심층수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양심층수의 국내 먹는 물 시장 점유율은 1%에 그치고 있다.

심층수 시장은 2008년 웰빙 열풍에 힘입어 성장성이 기대됐지만, 높은 가격과 홍보 부족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그 결과 심층수 사업에 뛰어들었던 SK, CJ, 롯데 등 대기업들은 수익성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사업을 철수하거나 유보한 상태다.

반면 대교홀딩스는 6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회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심층수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높은 원가율 때문에 영업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강원심층수는 지난 2년간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꾸준히 늘렸다. 덕분에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늘어난 비용만큼 매출이 증가하지 않아 오히려 손실규모가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심 200미터 이상 깊은 바닷물을 끌어올려 정제하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높다"며 "원가율이 높은데 판매 및 관리비까지 증가하다 보니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전했다.

적자지속으로 현금창출력이 악화하면서 덩달아 재무구조도 훼손됐다.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악화하자 차입금으로 부족한 현금을 메우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차입금은 1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억 원 증가했다. 그로 인해 차입금 의존도도 2013년 말 기준 59%로 전년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clip20140619142110

결국 무더기 손실과 늘어난 차입금 때문에 자본이 감소하고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해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48%로 전년 동기대비 50%포인트 증가했다.

증권사 연구원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좋지 않아 과도한 차입금을 줄이기에는 아직 힘이 부친다"며 "불안한 재무구조는 심층수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변화는 최근 잇따른 수출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강원심층수는 지난 4월 베트남에 이어 중국으로 해양심층수를 수출했다. 지난 14일 1차 수출물량 6만5000병을 중국 상해로 수출해 4000만 원의 판매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강원심층수가 국내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눈을 돌렸다"며 "하지만 일부 국가를 제외한 해외에서도 심층수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추가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에서는 대교홀딩스가 심층수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교홀딩스는 지난 1분기 주력 자회사인 대교가 학습지 시장의 침체로 실적이 주춤하자 영업수익이 전년대비 반토막났다. 이 와중에 강원심층수의 실적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는 연결실적 저하와 채무보증 금액 증가로 이어져 대교홀딩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강원 심층수가 현재 실적부진을 타개할만한 뾰족한 방안이 없다"며 "SK처럼 사업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