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10년 경영성과 '낙제점' [한국씨티은행의 실패]⑧경영실적 서베이 결과 '미흡'…PB영업 확대빼곤 무의미
송주연 기자공개 2014-07-16 08:25:52
[편집자주]
2014년은 한국씨티은행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씨티는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변화와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씨티가 진출 10년만에 구조조정이라는 실패를 선언한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씨티은행이 한국에서 실패한 원인을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은 냉담하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한국씨티가 단기실적 위주의 영업, 현지화 실패 등으로 '부진했다'며 10년간 경영성과에 대해 사실상 '낙제점'을 매겼다.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시중은행 전략 담당자,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씨티은행 10년에 대한 경영평가 서베이' 결과다. 응답자의 87.5%는 한국씨티은행의 경영이 "상당부분 미흡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12.5%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응답자 전원으로부터 '사실상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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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부진한 성적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단기실적 위주의 영업 △현지화 실패 △씨티그룹과의 시너지 효과 부진 등이 꼽혔다.
A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관계금융보다는 단기 실적위주의 영업을 했다"고 지적했고, B은행 관계자는 "리스크를 회피하고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유지하는 전략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냈으나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저하를 초래해 국내 금융시장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C은행 관계자는 "영업하기 쉬운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 전략"이 부진을 초래했다고 응답했다.
현지화 실패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다수를 차지했다.
D은행 관계자는 "현지 시장에 맞는 전략과 리스크 관리 이해가 부족했다"고 답변했고, E연구원은 "한미은행 합병 이전의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주된 업무였던 유가증권투자 및 파생상품 거래 분야에 특화하면서 국내 현지화에 실패했다"고 응답했다.
그밖에 '(씨티그룹이라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시장 확대에 실패', '글로벌 씨티그룹과의 시너지 미미' 등이 경영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부진 탓에 한국씨티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존재 가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응답자의 62.5%는 "한국씨티은행을 위협적인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37.5%만이 "글로벌 씨티은행과의 네트워크를 발휘할 경우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씨티가 위협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국내 은행산업에서 차지하는 자산규모 및 영업점 비율 미미 △특화상품 미 보유 △낮은 시장점유율 등이 꼽혔다.
응답자들은 한국씨티의 '주주이익 극대화 풍조'와 '과도한 모집인 영업' 등이 국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질문에 응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씨티는 이익을 얻으면 투자확대를 통한 경쟁력 향상에 쓰기보다 본사에 자문료 지급 등을 통해 주주 이익을 보장하기에 급급했다"며 "이는 씨티은행의 선진금융 기법을 국내에 전파해주길 기대한 정부 및 금융권 관계자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답변자는 "한국씨티는 빈번한 구조조정으로 금융산업에서의 고용안정성을 저하했다"고 답변했다.
반면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PB(Private Banking) 영업 확대는 한국씨티가 국내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37.5%는 "PB서비스 및 고객관리가 국내 PB비즈니스 확대에 자극제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그밖에 '과감한 유리천장 깨기', '파생상품 자산의 적극적 활용'도 한국씨티가 국내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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