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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글로벌 씨티에 종속…한국지점 전락 우려 [한국씨티은행의 실패]⑦ 씨티그룹 자본확충용 구조조정…"다운사이징 피하기 어려울 것"

송주연 기자공개 2014-07-15 08:13:01

[편집자주]

2014년은 한국씨티은행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씨티는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변화와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씨티가 진출 10년만에 구조조정이라는 실패를 선언한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씨티은행이 한국에서 실패한 원인을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9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력이 약화된 씨티그룹이 한국씨티 성장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씨티그룹이 올해 스트레스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하면서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리자 한국씨티의 자산을 줄여 위기를 모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한국씨티의 영업축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에서 탈락했다. 자본확충 계획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씨티그룹은 2012년에 이어 또 다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 등에 제약을 받게 됐다. 수정된 자본계획안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데 연준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익성 하락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씨티그룹이 자본확충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한국씨티 내부에서는 이 같은 씨티그룹의 경쟁력 약화가 한국씨티의 구조조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철저히 그룹의 통제를 받는 한국씨티가 지난 4월 영업점의 30%에 달하는 56개 지점을 통폐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달 말에는 650명의 직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영업축소 움직임을 본격화 한 것은 한국씨티의 자산을 줄여 씨티그룹의 자본 확충 기준을 맞추려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한국씨티 노조 관계자는 "내년 스트레스테스트 통과를 위해서는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분모가 되는 (위험)자산을 줄여 그룹의 건전성 비율 등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 점포 1개당 평균 자산은 1600억 원가량으로, 이번 구조조정으로 56개 점포를 통폐합하면 9조 원가량 자산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씨티 사옥 매각과 본점 이전설이 최근 들어 다시 재기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씨티의 비용 절감을 통해 씨티그룹을 지원하려 한다는 것이다. 모기업의 부실이 한국씨티의 성장을 가로막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가 씨티그룹으로부터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독립경영과 현지화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한국씨티는 최소 점포 몇 곳을 통해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씨티가 국내시장에 진출할 당시 저신용 고객과 고액자산가 고객이라는 틈새를 파고들어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했지만 곧 국내 은행들에 따라잡혀 경쟁력을 잃었다"며 "이후 한국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어야 하지만 씨티그룹의 통제 아래서 독립적인 경영이 불가능해 결국 한국시장 확대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그룹은 한국시장에 맞지 않는 매트릭스 체계 등을 그대로 한국씨티에 도입하는 등 현지화를 등한시했다"며 "지금처럼 씨티그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한국씨티의 점포전략이 결정된다면 다운사이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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