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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회사채, 고금리로 사학연금 자금 유치 민평 대비 50bp, 1000억원 참여…A급 건설사 투심 회복은 아직

이길용 기자공개 2014-08-06 09:50:55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5일 1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A, 안정적)이 A급 건설사로는 이례적으로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자본시장의 큰손인 사학연금으로부터 1000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낸게 주효했다. 사학연금은 5%대에 이르는 고금리와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믿고 롯데건설 회사채에 과감히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학연금 1000억원 참여...5%대 고금리와 롯데그룹 후광 영향

롯데건설은 지난 1일 3년물 1000억 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해 1400억 원의 기관 수요를 모았다. 지난해 3월 대우건설 이후 A급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 금리는 밴드 상단인 50bp로 결정됐다.

롯데건설은 사학연금으로부터 100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학연금은 수요예측에서 47bp와 48bp에 100억 원씩 참여했고 49bp와 50bp에는 각각 300억 원과 500억 원을 청약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회사채의 단골손님인 일본계 자금은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건설 수요예측 분포 현황

사학연금은 롯데건설 회사채의 5%대에 달하는 금리에 매력을 느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4일 롯데건설의 3년 개별민평은 4.48%다. 확정금리인 50bp를 더하면 발행금리는 4.98%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A급 평균 금리인 3.54%보다 144bp 높은 수준이다.

롯데건설의 펀더멘털은 좋지 않으나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사학연금의 과감한 베팅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4분기 미분양 아파트 할인판매에 따른 손실 예상금을 실적에 미리 반영했다. 그 결과 993억 원의 영업손실과 204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4월 말 2조 3585억 원에 달하는 PF 우발채무도 부담이다.

다만 롯데건설은 롯데 오너가와 그룹 계열사들이 97.96%의 절대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그룹 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2009년과 2011년 각각 2000억 원과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어 지원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롯데건설이 극단적인 크레딧 이벤트에 봉착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5%대의 고금리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제시하면서 사학연금과 같은 큰손의 투자를 이끌 수 있었다"며 "건설업 리스크를 감안한 높은 금리 수준에서는 투자자들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 A급 건설업 훈풍 판단은 일러...SK건설 수요예측 주목

크레딧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수요예측에 성공했더라도 A급 회사채 훈풍이 건설업종까지 불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금리를 제시하지 않으면 여전히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관 투자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지 못한다면 수요예측에서 미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올해 건설업 회사채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고금리 제시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지난 3월 포스코건설은 3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상단을 45bp로 제시해 4000억 원으로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반면 지난 6월에는 1000억 원의 회사채 발행하면서 상단을 5bp로 제시해 수요예측에서 400억 원이 미배정됐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민평보다 39bp 높은 금리를 제시해 사모사채로 1000억 원을 조달했다. 대우건설의 사모사채는 한 기관에서 물량을 모두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내달 중순 1000억~1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 주관사 선정 단계라 만기와 금리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SK건설도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해서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건설의 4일 3년물 개별민평은 4.2%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A급 건설사에 대한 얼어붙은 투심이 풀렸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높은 발행비용을 감수하지 않으면 SK건설의 회사채 발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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